선박 대부분 수십 년 돼…중국, 러시아서 안전검사 받았는데도 10% 정선조치 당해
  • 지난 3월 '무해통항권'을 주장하며 우리나라 영해를 지나간 북한 선박 '오리온스타'호. 브릿지에 "안전 우전(Safety First)"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3월 '무해통항권'을 주장하며 우리나라 영해를 지나간 북한 선박 '오리온스타'호. 브릿지에 "안전 우전(Safety First)"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6년 1월 4차 핵실험,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물론 한국, 미국, 일본, EU의 독자제재도 받고 있는 북한 김정은 집단. 이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운용하는 선박 거의 대부분이 안전상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북한 선박 294척 가운데 293척에서 안전 상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선박을 관리·감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의 조사 자료를 인용, “2015년 한 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있는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 가운데 검사를 통과한 배는 단 1척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선박의 99.6%에 안전 상 결함이 있다는 뜻이다. 안전검사를 모두 중국, 러시아에서 받았음에도 “안전 관리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안전 결함 100%를 기록한 자메이카에 이어 하위 2위이지만, 자메이카의 경우 검사 대상이 북한의 7분의 1 수준인 44척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 선박의 안전 결함은 세계 최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다음으로 선박 안전결함이 많은 나라는 캄보디아로 2,028척 가운데 2,008척에서 문제가 발견돼 99%, 3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위 네 번째는 398척 중 392척에서 안전 결함이 나타난 시에라리온이었다고 한다.

    북한 선박 가운데서도 2015년 10월 中샤먼 항에서 검사를 받은 ‘봄산’호라는 선박은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항해 안전장치 결함 13건, 서류 미비 5건, 화재안전 미비 4건 등 46건의 결함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태룡강’호, ‘손봉’호라는 북한 선박 또한 20여 건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선박 가운데 안전 결함 판정을 받은 293척 가운데 29척은 문제가 심각해 안전조치를 취할 때까지 항구에 발이 묶이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선박의 결함 판정과 출항정지 조치 사례가 많은 것은 선박 노후화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정선 조치를 당한 북한 선박 29척 가운데 20척이 건조된 지 20년이 넘었고, 1970년대와 1980년대 건조된 배도 14척이나 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대부분의 선박이 2000년 이후에 건조된 한국은 같은 기간 안전검사를 받은 2,093척의 선박 가운데 1,694척에서만 결함이 일부 발견됐고, 운항정지 조치를 받은 배는 10척에 불과해 대조적이었다”면서, 한국과 북한의 현실을 비교하기도 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한, 북한 선박들의 ‘안전 결함’ 문제는 대북제재와 별개로 북한 김정은 집단이 ‘외화벌이’에 인민들을 내몰면서도, 정작 거기에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는 데는 무관심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