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크에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태양의 후예’는 한국으로 오자마자 쌓아뒀던 PPL(간접 광고)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선 협찬이 필요하다지만 극의 몰입까지 방해할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이 아닐까.

    지난 6, 7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14, 15회에서는 PPL의 향연이 펼쳐졌다. 샌드위치, 아몬드, 초코바, 마스크 팩, 자동차, 커피숍, 중탕기, 초코파이 등이 ‘뜬금없이’ 등장한 것.

  • ▲ ⓒKBS2 '태양의후예' 캡처
    ▲ ⓒKBS2 '태양의후예' 캡처

    귀국 전, 군인들이 단체로 마스크 팩을 하거나 작전 수행 전 초코바를 두 개나 먹는 진구의 모습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장면은 진구와 김지원의 키스신, 지승현에게 초코파이를 쥐어주는 송중기의 모습이다. 그동안 애틋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든 ‘구원커플(진구‧김지원)’의 소중한 키스신이 PPL에 이용됐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총 맞은 마당에 초코파이 등장이라니. 눈물의 초코파이가 아닐 수 없다. 

    해당 장면은 이렇다.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과 함께 커피숍에서 더블데이트를 즐긴 진구와 김지원. 이 장면에서도 커피숍의 상호는 두드러졌지만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문제는 다음 장면. 달달한 데이트를 즐긴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러던 중 김지원의 핸드폰이 울리자 진구는 정체를 밝히기 위해 핸들을 놓고 자동주행 기능을 설정했다. 이어 진구는 김지원에게 기습 키스를 하고자 자동주행을 한 번 더 설정했다. 

  • ▲ ⓒKBS2 '태양의후예' 캡처
    ▲ ⓒKBS2 '태양의후예' 캡처

    극중 북한군으로 등장한 지승현을 돕는 장면에서도 PPL 파티다. 탈출을 시도하는 지승현에게 송중기는 작별선물이라며 초코파이를 건넸다. “맛있는 거니깐 아껴먹어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후 비리를 저지른 고위공무원을 처리하기 위해 작전을 짠 두 사람. 작전 상 총상을 입은 지승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초코파이를 먹는다. 

    제작사 관계자는 “PPL도 드라마의 수입 항목 중 하나다. 제작비 상승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양해를 부탁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과도한 PPL로 인해 극 몰입 방해는 물론, 완성도마저 떨어뜨리는 불편한 시선인 것.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 방영 전, 100% 사전제작을 강조하며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PPL로 ‘광고 드라마’란 아쉬운 평가를 받을지는 종영까지 남은 2회에서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