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통일부 장관들이 29일 저녁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모여 북한 핵도발 등 남북문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12명의 전직 장관과 현인택 장관 등이 자리했지만 정동영 정세현 이종석 이재정씨 등 노무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들은 모두 불참했다. 개인 사정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손재식(10대) 이세기(11대) 박동진(12대) 허문도(13대, 이상 전두환 정부 시절) 이홍구(14.20대) 최영철(17대, 이상 노태우 정부 시절) 김덕(21대) 나웅배(22대) 권오기(23대, 이상 김영삼 정부 시절) 강인덕(24대) 박재규(26대, 이상 김대중 정부 시절) 김하중씨(34대) 등 역대 통일부 수장들이 함께 했다.

    5·6공, YS·DJ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까지 전·현직 통일장관이 모여 북핵 및 미사일 도발 문제, 현 정부의 대북정책, 억류 직원 유씨 문제를 포함한 개성공단 현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주고 받았지만 유독 노무현 정권 인사들만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현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원칙을 견지하면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며 "정부는 화해 협력과 대북포용정책의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정세변화와 현실, 국민의 기대에도 적극적이고 책임있게 대처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역대 장관들은 △ 대북문제에 있어서 장기적 안목에서의 전략적 접근과 △ 국민 합의에 바탕한 정책 추진 △남남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각별한 노력 등을 주문했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박동진 전 장관은 "대북정책은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작은 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원칙을 가지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허문도 전 장관은 "개성공단 관련 회담에서는 억류 근로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적인 해결과제로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영철 전 장관은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남갈등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S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나웅배 전 장관은 "개성공단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라며 "이를 기본전제로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DJ 정부 출신의 강인덕 전 장관은 "개성공단 문제는 철저하게 경제원리에 따라서 기업이 전면에 나서서 3통문제 해결 등을 북한에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대화할 상황이 아닐 때는 굳이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렇다고 남북간 대화가 끊기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