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주간 타임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삼남 김정운이 내정된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그 근거와 배경 등을 집중 보도하고 나섰다.
    타임은 1일 인터넷판에서 `북한 김정일의 후계자:부친이 총애하는 김정운'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운이 지난 4월 북한의 권력을 장악중인 국방위원회 지도원이 된 점 그리고 13년간 김정일의 요리사를 지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씨의 회고록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작년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김정일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그의 건강악화는 후계체제 준비를 시작토록 하고 있으며 현재는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북한체제를 관리하면서 김정운의 섭정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장성택은 김정일로부터 김정운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운이 지난 4월말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지도원에 임명되는 등 지난 몇개월새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됐음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보고있다.
    4월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부터 5월25일의 핵실험 및 연쇄 단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등 북한이 잇단 도발행위를 하는 이유도 일정부분 권력승계와 관련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북한 권력의 핵심인 군부가 궁극적인 체제안전보장 장치인 핵무기에 관해 양보할 의지가 없는 가운데 김정운의 국방위 지도원 임명은 북핵문제에 관한 교육을 시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고 동아시아의 한 정보분석가는 전망했다.
    타임은 또 후지모토 겐지씨가 2003년 발간한 자서전 '김정일 요리사'를 후계자 낙점의 한 근거로 인용했다. 겐지씨는 이 책에서 정운이 "아버지 얼굴과 체격 및 개성까지 쏙 빼닮았다"면서 "(정운이) 나와 악수할 때 험악한 얼굴로 `이 녀석은 증오스러운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듯 노려보았다"고 전했다.
    이 책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차남 정철은 `유약하다'고 보고 있으며, 장남 정남은 가짜 여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는 반면, 정운은 성격까지 빼어닮아 총애를 받아왔다. 특히 농구를 좋아한 김정운은 경기가 끝나면 그냥 돌아가는 형 정철과는 달리 경기장에 남아 동료들을 모아놓고 마치 코치처럼 경기전반을 다시 분석하는 등 지도자적 자질을 일찍부터 보였고, 형들과는 달리 야심도 강하고, 단호함도 갖춘 것으로 관측돼 왔다.
    김 위원장의 세번째 부인 고영희(2004년 사망)씨에게서 태어난 김정운은 90년대 동복형인 정철, 여동생인 여정 등과 함께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울의 일부 대북전문가들은 그가 외국에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는 이어 평양으로 귀환해 2002년부터 2007년 4월까지 김일성군사종합대학(5년제) 다녔으며, 신장 175㎝, 몸무게 90㎏이며, 당뇨병을 앓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타임은 그러면서 김정운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고립적이며, 억압적인 체제의 지도자가 될 경우 만만찮은 과제들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애틀랜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