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민투 사건 등에 연루 "두 번의 투옥에 후회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
  • ◆편집자주

    24~25일 이틀간 실시된 관악을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투표율 7.39%로 마무리됐다. 29일 본 투표일에 투표할 유권자 중에서는 아직도 여러 후보자들 사이에서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뉴데일리〉는 관악을의 3강 후보로 꼽히는 새누리당 오신환·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걸어온 길을 재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 본 기획을 통해 세 후보가 걸어온 길의 명(明)과 암(暗)을 담백하게 담아내 유권자들에게 알림으로써, 소중한 선택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후보자가 걸어온 길 ①] 오신환, 40년 관악인… 한 눈 팔지 않을 사람
    [후보자가 걸어온 길 ②] 정태호, 두 번의 국보법 위반 전력… 정통 친노
    [후보자가 걸어온 길 ③] 정동영, 굴곡 겪은 거물… 지역 연관성은 '글쎄'


  •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의 경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두 번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인한 수감 전력이다. 정 후보는 이 때문에 수형 사유로 병역이 면제돼 군대에도 가지 못했다.

    경남 사천 출신인 정태호 후보는 사천시 곤명면의 완사초등학교를 4학년까지 다니다 서울로 이사했다. 이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82학번으로 입학해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른바 '486 운동권'인 셈이다.

    정태호 후보는 1985년 건설된 전국적 학생운동 전위조직인 '삼민투'의 서울대 부위원장을 맡았다.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의 삼민(三民) 노선을 내세워 삼민투라 불린 이 단체는, 이후 법원에 의해 북한의 주의·주장을 추종하는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판결된 바 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3일 신림역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하는 가운데 같은 당의 문재인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3일 신림역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하는 가운데 같은 당의 문재인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보법 위반으로 두 번 수감 생활… "후회는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

    서울고등법원은 1986년 정태호 삼민투 서울대 부위원장이 1985년 상반기에 있었던 각종 시위를 주동하거나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당시 판결문에 나타난 혐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85년 4월 12일 을지로6가 일대에서 서울대생 1900여 명이 순찰차에 화염병을 투척하고 용곡동 파출소에 투석전을 전개한 사건 △같은 해 5월 24일 관악구 사당2동 남성극장 앞에서 서울대생 100여 명이 순찰차에 화염병을 던져 전소시킨 사건 등에서 관여 사실이 인정됐다.

    또, 같은 해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대 등 5개 대학 학생 73명이 서울 미문화원을 점거·농성한 사건에서도 이를 배후 조종한 혐의가 인정됐다. 당시 정태호 후보는 미 대사관 측과 이른바 '광주사태 토론회' 개최를 둘러싸고 진행된 협상에서 서울대 총학생회 측 대표를 맡기도 했다.

    정태호 후보는 이 때 이적단체 '삼민투'를 구성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모두 인정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복역하다가 1988년 12월 사면복권된 정태호 후보는 이듬해 11월 24일 다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다.

    그간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됐다"는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당시 언론 보도와 서울지방법원의 판결문을 참조하면, 정태호 후보는 당시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소재한 '월간 노동자' 사무실에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함께 학습하고, 김일성 주체사상이 담긴 '주체기치 3호'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호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두 번의 투옥에 후회는 없다"며 "시대의 청년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17일 세이브마트 앞에서 출정식을 진행한 가운데, 지금은 탈당해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캠프로 옮겨간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문재인 대표를 소개하자 문 대표가 오른손을 치켜들고 환호를 받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17일 세이브마트 앞에서 출정식을 진행한 가운데, 지금은 탈당해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캠프로 옮겨간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문재인 대표를 소개하자 문 대표가 오른손을 치켜들고 환호를 받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노무현 청와대에서 다양한 보직 역임… "사람 사는 세상 만들려 노력"

    이후 정태호 후보는 평민당에 입당해 1991년부터 1999년까지 관악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해찬 의원실에서 일했다.

    친노(親盧, 친노무현) 세력의 핵심인 이해찬 의원과의 인연을 계기로 2002년에는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했다. 그 해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로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일했으며,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합류해 다양한 보직을 맡았다.

    정태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청와대로 들어가 정무기획·정책기획·기획조정비서관과 대변인 등 정책·정무·홍보의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국보법 위반으로 두 번 복역했지만 이해찬 의원과의 인연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라며 "경남 사천 출생으로 호남 출신은 아니며 정통 친노 세력"으로 정태호 후보를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