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언론인회-6.25참전언론인회 대 토론회- 토론문>

    더 뭘 바라겠습니까?

                이 도 형 (현상과 진상 발행인, 전 한국논단 발행인)

    발표자 유영옥 박사가 공들여 쓰신 “광복70주년 한반도안보와 국가보훈”이라는 주제의 학술논문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句句節節 공감을 느끼게 하는 훌륭한 논문입니다.
    그런데 저와 같이 평소에 공부도 하지 않은 淺學菲才가 유 박사와 같은 전문학자의 논문에 曰可曰否 한다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주최 측은 이 사리에 어긋나는 注文을 저에게 했습니다.
    고민 끝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만, 저는 유 박사님의 학술논문보다는 저의 생각을 두어 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째 국가보훈은 유 박사께서 정의내린 바와 같이 “국가와 민족 사회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된 분들에 대한 보답과 예우”라 할 것입니다. 보답과 예우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일상적으로 보답과 예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전된 우리 조국─우리가 전쟁에 참여했을 때 국민소득 백 달러 미만의 가난했던 나라가 2만 달러가 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한 보답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집을 나서 조금만 걸으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편안하게 지하철을 타고 남으로는 온양→천안까지, 북으로는 문산, 동으로는 용문, 서쪽으로는 인천까지 공짜로 가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한때 전쟁터였던 지금은 아름다운 風光을 즐기는, 그리고 국립공원을 비롯한 많은 국가시설에 공짜로 드나들고 있으니 ---이것이 우리 참전자들에 대한 국가의 보답이요 예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국가로부터 이미 너무나도 과분한 보답과 예우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우리 국민의 혈세로 국가로부터 월 20만원의 유공자를 위한 특별연금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참전유공자들에게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형편에 다라 최소 3만원에서 최고 7만원까지 지급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여생입니다만 국가로부터의 그러한 보답과 예우로 하루하루를 행복감에 가득차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둘째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생각하면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일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헌법전문이나 일부 정당의 강령에는 우리들의 숭고한 자유민주 수호정신이나 건국이념은 간곳이 없고, ‘4.19와 5.18, 나아가 6.10항쟁정신’을 계승한다고 謳歌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4.19나 5.18의 희생자나 부상자, 심지어는 시위에 가담했던 사람들까지, 6.25참전국가 유공자와 똑같은 ‘국가유공자’의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국가가 베푸는 보답과 예우는 6.25국가유공자들과는 비교도 안될만 큼 높은 급입니다.

    전두환 정권을 비롯하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에 이르기까지 4대정권이 각각 엄청난 거액의 보상금을 ‘5.18유공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5.18유공자들’의 공은 ‘민주화를 위한 항쟁’이라 하겠습니다. 이 항쟁은 대한민국 국군의 총기와 장비들이 동원되어 대한민국의 공권력(군과 경찰)을 상대로 전개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군은 계엄령하의 진압군으로서 민간 시위 군중에 거의 발포하지 않았습니다. 5.18광주사태로 말미암은 사망자는 총189명이며 그중 군인 23명, 경찰관 4명, 민간인 162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그중 117명은 시민군이 소지한 칼빈과 M1소총으로 사망됐음이 탄흔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나머지 45명도 계엄군이 소지한 M16소총에 맞은 흔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重輕傷者 642명중 계엄군소속 군인이 117명이나 되었습니다. 경찰관도 148명이나 다쳤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계엄군이 시민을 쏴 죽이거나 다치게 한것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시민군’이 대한민국 국군도 쏘고 시위군중도 쐈다는 얘깁니다. ‘시민군’의 정체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에서 은밀히 남파한 특수군단 요원들이 계엄군 복장을 입고 무기를 탈취하여 계엄군도 쏘고 시민도 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으며, 남파 특수부대원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북한 모 지역에서 찍혀 남한에서도 인터넷 등에서 뜨고 있습니다.

    요컨대 ‘시민군’을 가장한 일부 불순분자들이 우리 국군을 쏴 죽이고 무고한 광주시민의 사상자를 내게 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시민이 정체불명의 ‘시민군’에 호응-흡수되어 국군과 ‘전투’를 벌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정권을 비롯한 역대정권들(노태우-김영삼-김대중)은 정권을 잡을 때마다 시위 군중들을 무분별하게 보상해 왔습니다. 무분별하게 주다보니 소위 5.18보상금으로 2억 원이나 되는 우리 혈세를 받은 윤기권이라는 자는 그 돈을 갖고 월북했습니다.
    5.18은 ‘민주화투쟁’이기에 앞서 국군에게 총을 쏜 폭동이었습니다. 이 폭동에 가담해 사법처리 된 사람은 486명, 국가유공자가 5700여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겅찰에 붙잡혀 5분 동안 심문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4대 정권으로부터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것 외에도 자녀들의 수업료나 등록금면제, TV수신료 면제에다가 자녀 3명까지는 특별고용 혜택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가스-전기-통신요금-항공료가 할인되고 최고 3천만 원까지의 대출특혜와 함께 자녀들 취업 시는 10%의 가산점까지 준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민주화 유공자’이기 때문에 그런 혜택을 받고 있으며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들 6.25참전자들은 민주보다 한 차원 높은 ‘자유’를 위해 피 흘리며 싸웠습니다.
    중고학생 또는 대학 1학년생이던 이들은 학교대신 군에 들어가 청춘을 바쳤습니다.
    그랬다고 국가는 우리에게 매월 20만원씩 지급해 주고 있습니다.
    지하철도 공짜, 국공립공원 관람도 공짜---그렇게 좋고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거액의 ‘보상금’은 아예 없었고, 자녀들의 취업혜택도 등록금 면제도 통신료 항공료 할인 특혜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행복합니다.
    우리가 자유가 없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자유가 넘쳐흐르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니까요. 더 뭘 바라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