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2년차, 재학생 실리콘밸리 파견..‘창의’ 중심 맞춤형 교육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왜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는가?"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한동대학교 장순흥 총장이 개교 20주년을 맞아,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지방대학도 '신뢰'와 '창의성', '적응력'으로 또 다른 '한동 2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1995년 개교 이래 줄곧 학교를 이끌어 온 김영길 초대총장에 이어, 지난 2014년 초 한동대학교 두 번째 총장이 된 장순흥 총장은 KAIST 부총장 시절, 노벨상 수상자인 첫 외국인 총장 로버트 러플린 박사와 대학개혁 전도사 서남표 총장과 함께 대학을 이끌었고,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선 교육과학분과 위원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산파 역할을 맡았다.


    ◆경상도:30%, 서울-수도권:40%, 전라도:15%, 해외:15%

    한동대학교는 대한민국 지방대학교 대학 중 단연 돋보이는 '재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수험생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서울-경기지역 대학교와 달리 접근성이 떨어지는 포항시에 위치해 있지만, 수도권 학생의 비율이 전체 학생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골이 깊은 지역갈등에도 불구하고, 호남지역 학생 비율도 15%에 이른다. 이 보다 놀라운 것은 해외 학생 비율이 무려 15%에 달한다는 것이다.

    개교 20년 한동대학교의 무엇이 대한민국과 세계의 학생들을 매료시켰을까.

    장순흥 총장은 '복음에 바탕을 둔 인성교육''왜 세상을 바꿀 수 없는가(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학교의 창학정신을 그 비결로 꼽았다.

    "나눔은 복음의 최고 가치다. 한동대학교에서 복음을 바탕으로 배운 학생들이 본인의 일자리 뿐만 아니라 이웃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한동대학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업이 중요하다. 100세 시대에서 취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언제나 창업 정신을 가지고 나와 이웃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끊이지 않고 사회에 제공하는 대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장순흥 총장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배움은 대한민국, 나눔은 세계로

    장순흥 총장의 이 같은 목표는 빈말이 아니다. 오히려 장순흥 총장의 눈은 포항시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 활약하는 인재육성에 맞춰져 있다.

    장순흥 총장은 2014년 취임 당시 발표한 3대 비전과 10대 프로젝트를 통해 인문, 사회, 이공 분야의 융합과 연구 중심의 인재를 포부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총장실에서 직접 주최한 '제1회 한동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잘 나타난다.

    한동대학교는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최종 5팀의 대표 학생 5명을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로 지난 3월 1일부터 3개월 동안 파견했다.

    우승 특전으로 주어진 이 기간 동안 한동대학교는 우승자들에게 왕복 항공권, 현지 숙소 및 사무실,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고 한동대학교 창업 및 국제기업가정신 네트워크로 활동하는 현지 업체에서 실무 업무를 체험하며 창업에서부터 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왔다.

    현지의 벤처캐피탈(VC)과 엔젤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창업 아이템에 대해 투자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발굴하며 투자 설명회에서 발표를 통해 자금를 받을 기회도 제공했다.

    또, 장순흥 총장은 올해 말 까지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엠립, 태국 방콕 등에 해외 창업 센터 5곳을 설립한다.

    이를 위해 장순흥 총장은 한동대학교 동문 기업인 NIBC(New International Business Center), 코트라(KORTA),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현지 세계한인무역협회 등을 방문하고 현지 한국 기업인과 기관 관계자를 만나서 현지 창업 현황과 사례를 파악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동대학교 동문 기업인 NIBC는 18여 명의 한동대 출신 동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현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 사업과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현지 호텔 사업, 현지 학생들을 위한 초·중등교육 및 초급 대학 사업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직접고용인은 200명여 이며 하위 건설사까지 포함하면 1,000여 명의 고용인을 두고 있다.

    이 것이 한동대학교가 바라는 인재상이다.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가 스스로와 이웃을 위해 사는 한동대학교 교육의 결실이다."

       -장순흥 총장

     
    현재 NIBC그룹은 베트남 다낭의 현지 저소득층 주민을 위해 420세대가 입주 가능한 아파트를 완공했으며, 한 채에 한화 2,000~3,000만 원 사이의 가격대로 공급해 현지인들로 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취임 2년차, 장순흥 총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월 포스코청암상을 수상했다.

    포스코청암상은 청암(靑巖)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념하고, 포스코 창업이념인 창의, 인재육성, 희생과 봉사정신을 널리 확산시켜 건전하고 성숙된 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6년에 제정됐다.

    장순흥 총장은 한동대학교 개교 20주년을 맞아, 지방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규모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세계를 섬기고 품는 글로벌 대학교로 인정받아, 대학교로서는 최초로 포스코청암상을 수여받았다.   

    현재 한동대학교는 '무전공 무학부 입학', '무감독 양심시험' 등의 교육실험으로 삼성·LG·포스코 같은 대기업이 믿고 뽑는 대학으로 각광 받고 있다.

    "어려운 자리가 마음이 편안하다"고 밝힌 장순흥 총장은 남은 임기(2018년 1월 31일)까지 지식전달에 머물지 않고 경쟁과 좌절보다는 이웃과 세계인을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대학교를 만드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1,400개에 달하는 학과목을 수백개 정도로 줄일 생각을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10~15과목 정도로 전공에 대한 부담을 줄여 다른 과 수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문·이과 구분을 과감히 철폐하고 융합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이과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동대학교 학생들은 문·이과에서 하나씩 복수전공 하도록 권유할 방침이다."

       -장순흥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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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한동대학교 제공


    ◆ 안철수 의원과의 인연, “참 뛰어난 분인데..”

    장 총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과 인연이 깊다.

    안철수 의원이 정치에 불을 들여놓기 이전, 그를 KAIST 석좌교수로 영입한 장본인이 바로 장순흥 총장이다.

    2006년 8월부터 2010년 7월까지 KAIST 교학부총장을 역임한 장 교수는 2008년 5월 안 원장을 이 대학 ‘정문술석좌교수’로 영입하는데 공을 들였다.

    장 총장은, 안철수 의원의 기업가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의사로서 보장된 미래를 마다하고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란 전인미답의 길을 선택한 그의 도전정신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 것.

    실제 장 총장은 지난 2012년 9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도, 안철수 교수 영입 배경을 ‘기업가 정신의 전파’라고 설명했다.

    “참 뛰어난 분이다. 그러나 안 원장의 책을 보니 성장보다 분배에 너무 치우친 느낌이다. 분배는 성장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가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안 교수를 영입했듯이 성장의 견인차가 되는데 기여하는 안 원장이 됐으면 좋겠다”


    ◆장순흥 총장, 빌게이츠가 가장 만나고 싶어한 한국인

    IT황제 빌게이츠는 대한민국을 부러워한다. 정확히는 IT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값싸고 충분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지는 대한민국의 원자력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이 같은 대한민국 원자력의 중심에 장순흥 총장이 있다.

    그는 원자력 및 에너지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의 석학 중 한 사람이다. 장 총장은 2011년 8월, 미국에서 빌게이츠 회장을 만났다. 당시 빌게이츠 회장은 측근을 통해 장 총장과의 만남을 원했다고 한다. 장 총장은 빌게이츠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서울에서 그를 만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조사위원회 국제자문위원인이었던 장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원자력 안전에 관한 자문을 했다. 

    또, 국내에서도 원자력안전기술원 이사회 의장과 신형원자로 연구센터 소장을 맡았으며, 원자력의 현재와 미래에 끊임없이 골몰하고 있다.

  • 2011년 8월, 빌게이츠 회장의 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한 장순흥 총장. ⓒ 뉴데일리DB
    ▲ 2011년 8월, 빌게이츠 회장의 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한 장순흥 총장. ⓒ 뉴데일리DB

    장순흥 총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핵공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 교수로 재직하며 대외부총장 교학부총장 기획처장 교무처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한국원자력학회장과 녹색성장위원회, 국가핵융합위원회, 미래지속가능에너지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원자력안전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한동대 이사와 이사장을 지냈으며 2014년 초 총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