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이즈미 수상도 독립공원에서 브란트처럼
    사죄한 사실을 아십니까?

    2001년 서대문 독립공원 방문해 빌리 브란트처럼
    무릎 굽혀 순국자 추모비에 헌화, 그 추모비는 사라졌다.

    趙成豪(조갑제닷컴)    

    2001년 10월 訪韓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前 일본 총리가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舊서대문 형무소 자리)를 방문, 日帝에 의해 희생된 독립 투사들의 추모비를 참배했다.

    무릎 굽혀 헌화한 고이즈미

    同年 10월15일, 고이즈미 총리는 순국한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비 앞에 무릎을 굽혀 獻花(헌화)하고 참배했다.

    그는 추모비 앞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심정으로 시설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이어 “외세 침략, 조국 분단 등 참기 힘든 곤경과 수난 속에서 (한국 국민이) 받은 고통은 나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덧붙였다(발언출처: <동아닷컴> 2014년 5월20일字).

    고이즈미가 헌화한 추모비 철거돼

    고이즈미 총리가 헌화했던 추모비는 2009년 서대문구청 산하 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이 공원을 
    종합 정비하면서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 ‘민족 혼 그릇’이란 조형물이 세워졌다.
    추모비는 서대문 형무소에서 고문 끝에 목숨을 잃은 애국지사 400여 명 가운데 당시까지 공식
     기록으로 확인된 유관순 열사 등 90명의 이름을 烏石(오석)에 금박 형태로 붙인 것이었다.

  • ▲ 철거된 추모비(左)와 그 자리에 설치된 '민족 혼 그릇'
    ▲ 철거된 추모비(左)와 그 자리에 설치된 '민족 혼 그릇'
    게다가 서대문 독립공원 內에 위치한 역사관은 고이즈미 총리 참배 사진과, 《論語(논어)》의 한 구절인 ‘思無邪(사무사·마음에 사악함이 없다)’라고 적은 방명록을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지만
    상설 전시는 하지 않고 있다.
    1995~2002년 서대문구청장을 역임했던 李政奎(이정규, 現 국선도협회 단우회 총회장) 씨는
    고이즈미 총리가 서대문 독립공원을 방문했을 당시 그를 영접하고, 공원 내부의 안내를 맡았었다. 그가 2014년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나의 꿈 나의 삶 서대문과 더불어》(기파랑刊)에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일화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李 前 구청장은 추모비가 철거된 심경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 성스러운 역사관이 내가 건립할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의성을 앞세워서 일부 조형물을 치우고 구조를 바꾸고 변경시켜 놓았다. 고이즈미 총리가 바닥에 무릎을 대고 헌화하며 사죄했던 순국선열들의 명패는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고…(중략) 사형장 앞에 서 있었던 돌로 된 그 선열들의 명패는 내가 직접 지시해서 제작한 것이다.>

    고이즈미의 사과, 빌리 브란트의 사과
  • ▲ 2001년 서대문 독립공원 내 추모비에 무릎 굽혀 헌화하는 고이즈미 총리(左)와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대해 사과하는 빌리 브란트 前 총리. (사진 출처: 左는《나의 꿈 나의 삶 서대문과 더불어》에서 직접 촬영, 右는 '위키피디아')
    ▲ 2001년 서대문 독립공원 내 추모비에 무릎 굽혀 헌화하는 고이즈미 총리(左)와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대해 사과하는 빌리 브란트 前 총리. (사진 출처: 左는《나의 꿈 나의 삶 서대문과 더불어》에서 직접 촬영, 右는 '위키피디아')
    현재 한국 정부와 우리 국민들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공식 사과하고 독립 투사들을 추모한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사실을 간과한 채 빌리 브란트를 예로 들며 ‘아베 現 일본 총리도 빌리 브란트처럼 과거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는 실정이다.
    舊서독의 빌리 브란트(1913~1992) 총리는 1970년 12월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유태인 희생자 위령탑을 찾아 나치가 자행한 유태인 학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 꿇은 빌리 브란트의 사진은 全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우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다.

    ‘고이즈미 사과’ 재조명 움직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거주하는 장태봉(목사) 씨는 서대문 독립공원 內에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모습과 발언 등을 담은 조형물을 세우자며 청원운동을 벌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장 씨는 “폴란드는 1970년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나치 정권하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장면을 조형물로 만들어 기념하고 있다”며 “우리도 역사적 모습을 살려 후세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발언출처: <동아닷컴> 2014년 5월20일字)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