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국제시장' 바람....김 대표, 아들출연 소감묻자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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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나란히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김 대표의 관람은, 아들 고윤 씨가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의원의 관람은
문 의원이 흥남철수 피난민들의 정착지였던 거제도에서 태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영화관을 찾아 강석호 김학용 권은희 손인춘 의원 등과 사무처 당직자 200여명과 함께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친 김 대표는 영화를 감상한 뒤 "많이 울었다. 우리나라 역사가 굴곡의 역사가 많았는데 이걸 잘 극복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며 "그 과정의 아픔을 같이 나누니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현재 기성세대와 은퇴하신 분들이 험난한 인생을 살아오며 나라를 지켜 오늘이 있다는 것을 젊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영화에 자신의 아들 고윤씨가 조연으로 출연한 것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연기를 잘 하는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김무성 대표는 문재인 의원을 향해선 "문 의원은 더 느끼는 게 많을 거다. 흥남 철수한 그 곳에서 나셨다고 들었다"며 "나보다 더 깊은 감동을 받으실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문재인 의원도 이날 같은 영화관에서 당 실버위원회 소속 장년층 당원 및 대학생 당원들과 함께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영화 '국제시장'이 6·25전쟁과 경제개발 등을 다루고 있어 보수적 향수를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에서, 문 의원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됐다.문 의원은 영화를 관람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 관람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논란되는 현실이 씁쓸하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과거 문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영화 '광해', '변호인' 등을 보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섰던 것을 고려하면, 이중적 발언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나온다.
특히 문 의원은 트위터에 "한때 대한민국 최대의 시장이었던 부산 국제시장이 지금 많이 쇠퇴했다. 영화의 흥행이 국제시장의 활기를 되살려줬으면 좋겠다"며 "가족끼리 노소가 함께 어울려 보면 가족의 가치를 확인하면서 부모세대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좋은 시간이 될거라고 강추한다"고 했다.당권 도전에 나선 문 의원이 국제시장 관람에 나선 것은 자신의 정치 기반이 부산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지지층 결집 및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이 영화가 50-60세대와 보수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문 의원이 자신의 취약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 의원과 당권을 다투고 있는 박지원 의원은 아직 국제시장을 관람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다음날 광주에서 '제야의 종소리' 행사 및 무등산 등반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호남 표심 잡기에 올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