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민주주의는 바닥에서 시작된다

    북한 주민들에게 흙먼지를 일으키는 바닥은
    그들이 유일하게 정치에 대해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칠판인 셈이다.

    뉴포커스(신준식)   
  • ▲ 정치얘기를 귀속말로 하는 북한주민들 (자료사진)
    ▲ 정치얘기를 귀속말로 하는 북한주민들 (자료사진)

북한의 정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여기에 '민주주의'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민주주의란 본래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허울뿐인 민주주의다. 선거때 투표를 하지만,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북한을 두고 '평양공화국'이라는 말을 한다.
평양 내 권력층이 모든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것은 그런 평양 권력층에 대해 일반 주민들이 비판의 소리를 하게되면,
여지없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다.
이 때문에 북한 정권이 아무리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민주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해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자유롭게 이루어 질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불가능한 북한에는 주민들만의 특별한 정권 비판 방식이 존재한다.
 
2013년 탈북한 최익환 씨는 '북한은 주위 사람들과 정치 얘기를 나누다가 옆에서 누가 듣다 신고하면 그대로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는 최악의 인권 탄압국이다. 이 때문에 나름대로 방법을 고안해 냈다'고 운을 띄웠다.
 
최 씨는 '정치 얘기를 할 때는 흙바닥에 그림을 그려 가면서 한다.
목소리로 말을 하는 것은 최대한 아끼고 대부분 막대기 등으로 땅에 설명을 한다.
누가 듣든 말든 그냥 발로 한번 싹 지우면 흙먼지랑 함께 완벽하게 증거 인멸이 된다.
그리고 누군가 신고를 하면 그림을 보는 사람 중 한 명이니까 어떤 사람이 배신했는지도
확실히 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보안에 더 좋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탈북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봐도,
 '바닥 정치'는 이제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하는 밀담같은 것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북한 민주주의는 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3년 탈북한 이인환 씨는 '요새는 거의 김정은 풍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김정은을 바닥에 그리고 삼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악습들과 배고픔에 대해
풍자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흙먼지를 일으키는 바닥은 그들이 유일하게 정치에 대해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칠판인 셈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