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집권 2기를 맞아 단행된 개각에 대한 평가가 여야간에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은 "최상의 전문가가 발탁됐다"고 극찬한 반면, 야당은 "강권통치 교사"(민주당) "장고 끝에 악수"(자유선진당) "이명박 친정체제 완성"(민주노동당)이라며 혹평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19일 국회 브리핑에서 "지금은 국정계획 수립 단계를 지나 이를 구체화해야할 시기"라며 "구두끈을 단단히 조여 맬 시기인데 이를 위해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극찬했다. 윤 대변인은 "지금은 100명의 입담꾼보다 한 명의 진정한 일꾼이 필요한 시기"라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신속히 결단하고 행동해야 하는데 이 일을 해낼 수 있고, 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개혁적 마인드의 인물을 중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바다를 건너려면 믿을 수 있는 조타수가 필요한데 세계금융위기 거센 풍랑에 맞서 한국경제호를 순항시키고 도약시킬 최상의 전문가들이 발탁됐다"며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 마음을 얻는 인사로 평가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KKK인사(경북 고려대 공안)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국민이 그토록 탕평인사와 통합인사를 요청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완전히 국민을 무시했다"며 "인사가 아니라 측근들의 강권통치를 위한 교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인사는 오직 정권 필요에 의해서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여권에서 얘기한 '돌격내각'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민노당도 마찬가지 반응을 내놨다. 박승흡 대변인은 "인적 풀이 얼마나 없으면 고작 집권한지 1년 밖에 안되는 정부가 돌려막기 외에는 인사대안이 없는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두 당은 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인 윤증현 내정자를 문제 삼았다. 최 대변인은 "윤 내정자는 IMF 당시 실장(당시 금융정책실장)으로, 강 장관은 차관으로 책임선상에 있었던 사람"이라며 "꿈이었으면 좋겠다. 강 장관에 이어 윤 내정자라는 IMF 악령이 다시 덮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박 대변인도 "윤 내정자는 97년 IMF 외환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자 강 장관을 능가하는 신자유주의 전도사"라며 "외환위기에 무한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다. 스스로 외환위기 책임을 통감하고 공직 근처에 명함을 내밀어서는 안된다"고 강변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숫자만 맞춘 함량미달 개각이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더니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라며 "전면적 쇄신을 바라는 국민 요구사항은 단순히 인적개편만이 아니라 국정기조와 통치방식 변화까지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은 본 영화를 빨리 상영하라고 아우성인데 장사꾼 흥정하듯 예고편만 찔끔찔끔 감질나게 언제까지 보여줄 것이냐"며 "답답하다 못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혹평했다. 

    이번 개각에서 이 대통령은 2개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 급 4명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차관급 1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윤 내정자를 비롯해 통일부 장관에 현인택 고려대 교수,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과 금융위원회위원장에는 권태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과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각각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