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17일 종로구 주민 1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종로와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은 이 대통령 내외가 오랜기간 종로에 살면서 도움을 받았던 `이웃'들에게 설을 앞두고 명절인사 겸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종로는 내가 기업을 했던 곳이고, 국회의원을 했던 곳이고, 서울시장을 했던 곳이고, 대선을 치렀던 곳이고, 대통령을 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나는 진정으로 이곳의 주민들을 따뜻한 이웃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기업생활을 한 것을 시작으로 종로구에서 제15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서울시장 시절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관사에서 살았다. 

    또 지난 2006년 6월 서울시장 퇴임 후에는 종로구 가회동에 살면서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대선운동을 시작해 지난해 대통령직 취임과 동시에 종로구 관할인 청와대로 입성하는 등 지금껏 종로와의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로 초청된 종로 주민들은 이 대통령 내외가 지난 20여년간 종로에서 살면서 만난 이웃들로, 국회의원 시절 후원자들을 비롯해 안국포럼 건물 관리 직원, 가회동 주민, 청와대 인근 식당 주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주민들은 약 2시간에 걸쳐 이 대통령 내외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웃음꽃을 피웠으며, 김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대선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힘들 때마다 내가 전화하는 분들은 모두 종로 이웃"이라고 말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 목이 메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함께 일을 했던 한 주민이 "이 대통령은 `뒤에서 욕하는 사람이 되지 않고 앞에서 욕먹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소회하자 이 대통령은 "그랬었지"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 참모는 "대통령이 되면 신세를 졌던 이웃들을 초청해 식사대접이라도 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공개 행사로 마련했다"면서 "편한 자리였기 때문에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