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5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바라고 싶다"며 "북한은 남한 정부,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오바마 정권과 한반도'라는 연설을 통해 "서로 화해.협력해 나가자는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준수를 강조하는 북한이 그에 역행하는 비난을 일삼는 것은 지나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의 `통미봉남'은 있어서도 안되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북한과의 핵문제 해결을 우선시해야 하며, 이란 문제보다 북핵이 해결하기 쉽다"며 "한꺼번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대담한 일괄타결의 `모개(죄다 한데 묶는다는 뜻) 흥정'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정권이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해 상당히 급템포로 문제를 추진, 북미 관계가 급속히 해결 쪽으로 갈 것"이라며 "북한도 이 기회에 대미 관계를 완전히 해결하고 싶어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선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 북미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대북 삐라 살포 중지와 6.15, 10.4 선언 인정 등 두 가지를 선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과 관련, "미네르바가 예측을 한 일은 언론도 하고 학자도 하고 있지 않느냐"며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 구속적부심 심사에서 불구속 결정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며 그것이 일반 국민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후계구도와 관련, 개인적 추측이라고 전제하며 "아들 중 한명을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내세우고 당과 행정부, 군부 사람들, 특히 군부 사람들이 연립내각 형태로 공동 협력하는 형태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의 당과 군, 행정부의 모든 간부가 김 위원장이 키우고 김 위원장 덕으로 출세한 `김 위원장 사람들'로, 후계자 문제에 있어 김 위원장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후계자 문제로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일부 추측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건강과 관련, "북한이 3월8일 인민대회를 소집해 놓았는데 이 인민대회의 가장 큰 목표는 국방위원장 선출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필연적으로 나와야 한다"며 "이번에 날짜가 잡힌 것을 보면 건강이 상당히 좋아진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