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내복입는 것을 국민들이 아는 지 모르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참모에게 이같이 말하며 에너지 절약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자 주위에 '내복 입기'를 권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한 참모는 14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들에게 내복 입기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참모는 "정부가 녹색뉴딜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고의 새로운 에너지는 바로 '에너지 절약'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지난 여름 냉방비를 절감하려고 '노 타이'를 권장한 것이나 청와대 비서동 난방온도를 낮추는 대신 방한점퍼를 지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와대 직원 가운데 내복을 꺼내입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지만 지난해 겨울이 시작될 무렵 총무비서관실에서 직원들에게 방한점퍼를 지급하는 대신 실내 난방 온도를 확 낮췄기 때문. "위에서부터 바뀌어야한다"는 '솔선수범' 차원에서 필요한 만큼만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내복 입기' 실천을 강조한 것은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 관심이 과거보다 못하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익숙치 않은 환경으로 감기에 걸린 직원이 생겨날 정도였다"면서도 "세계적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기위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심은 청와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풍문(年豊門)으로 개칭,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옛 북악 안내실은 지열과 태양광을 활용한 '녹색 에너지형'으로 설계됐다. 한 참모는 "태양광과 지열은 각각 전기와 냉난방 에너지로 전환, 사용된다"며 "이 대통령의 녹색기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