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납품, 소수 인사 독점”송병춘 서울시 감사관, 배옥병 무상급식 자문위원 ‘부부’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대한 학생용 급식자재 납품을, 소수의 인사들이 사실상 독점했다는 주장이 나와 그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3월 교육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교육학부모단체 대표에 의해 제기됐다.

    지난 3월21일 [생방송 EBS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편에 출연한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함께 출연한 배옥병 서울시 무상급식 심의위원회 자문위원이, "급식용 납품업체 선정을 위한 기본틀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경자 대표는, 배옥병 위원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납품권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을 내놨다.

  • ▲ 생방송 EBS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편에 출연한 배옥병씨.ⓒ 유튜브 화면 캡처
    ▲ 생방송 EBS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편에 출연한 배옥병씨.ⓒ 유튜브 화면 캡처

    박원순 시장이 시민단체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온 배옥병 위원은, 좌파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시민단체 활동가 중 한 명으로, 2011년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을 적극 지지했다.

    배옥병 위원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를 조직해, 전국적인 친환경무상급식 조례 제정운동을 주도하면서, [친환경 무상급식]의 대모로 불렸다.

    배옥병 위원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한 학교급식 시스템을 갖추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배옥병 위원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 학교급식 기획 자문위원장을 맡아, 무상급식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배옥병 위원은 지난 6월,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전 센터장 등이 연루된 납품비리 실체가 드러났을 때도 주목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전 위원장 고모씨(54)를 배송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납품비리와 관련돼 일각에선 배옥병씨의 전횡이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자체 감사 결과, 배옥병씨가 속한 자문위원회가 권한을 남용해 친환경유통센터의 업체 선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같은 분석은 더욱 힘을 얻었다.

    이경자 대표의 의혹 제기는 이런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도 이경자 대표와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친환경유통센터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배옥병은, 학교급식 납품권을 쥐고 있는 [학교급식 협력업체 평가선정위원] 전원에 대한 추천권을, 자신이 소속한 <학교급식 네트워크>에 위임했다.

    이를 통해 특정 4개 업체, 총 1,500억원에 달하는 납품계약을 밀어준 의혹이 있다.

    특정업체 4개 업체 중에는 ‘느영나영’이라고 있는데, 이 업체의 대표는 바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관계자다."

       -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더 큰 문제는 배옥병 위원의 남편이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이라는 사실이다.
     

  • ▲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이 '서울시 친환경 급식 게이트'로 부인 배옥병 위원장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2011년 8월 곽노현 전 교육감을 대신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발의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송 전 감사관의 모습ⓒ연합뉴스
    ▲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이 '서울시 친환경 급식 게이트'로 부인 배옥병 위원장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2011년 8월 곽노현 전 교육감을 대신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발의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송 전 감사관의 모습ⓒ연합뉴스

    배옥병 위원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면서, 남편인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과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에 의해 발탁된 송병춘 감사관은, 곽 전 교육감이 후보매수 혐의로 물러난 뒤 서울시 감사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원순 시장의 송 감사관 임명은 적지 않은 물의를 빚었다. 교육부가 직무상 누설 혐의로 고발까지 한 인물을 서울시 감사관으로 내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상식 밖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송 감사관은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재직 당시, 공무원법 상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교육부로부터 중징계 요구까지 받은 이력이 있었다.

    전에 근무한 곳에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고발]과 [중징계 요구]를 받은 인물을, 서울시 감사관으로 임명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발탁한 인사를 같은 좌파진영인 박원순 시장이 거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점에서 ‘코드인사’, ‘특혜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경자 대표 역시 방송에서, 송병춘 감사관-배옥병 위원 부부와 박원순 시장 사이의 관계에 강한 의혹을 나타냈다.

    “배옥병씨는 10년을 학부모를 가장하면서 급식을 정치적으로 만든 장본인”

    “송병춘 감사관은 서울지역 초중고학교들이 친환경유통센터에서 급식재로를 납품받을 것을 사실상 강요하는 공문을 정식으로 내려보냈다”

    “센터가 아닌 다른 곳을 통해 양질의 급식재료를 납품받길 원하던 교장들도, 센터를 이용하지 않으면 비리교장으로 몰려 감사를 받을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어쩔 수 없이 센터를 이용했다”

    “그 결과 서울시내 초등학교는 80% 이상이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게 됐고, 이렇게 한 주범이 배옥병씨의 남편인 송병춘 감사관”

       -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


    서울시 관계자는 "배옥병 위원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며, "송병춘 감사관과 배옥병 위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은 왜곡 과장됐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가교육국민감시단에 따르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업체선정 비리와 관련해 모두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기소한 비리 관련자는 센터 직원 3명, 브로커 1명, 급식 납품 업체 대표 및 임원진 6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