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가디언 신문, "세계가 북한에 식량지원을 해야 하는가?"

    박연미 기자 /뉴포커스 

    영국 신문 가디언이 대북식량지원에 관해 세계 북한 전문가 5인에게 묻는 칼럼 시리즈를 소개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5월 28일에도 김정은 권력장악 분석을 3인의 기고 칼럼을 통해 소개했고, 여기에서 뉴포커스 장 대표는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완벽한 일인지도체제를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실제적 통치권력은 군부가 아니라 당 조직지도부라고 했다.
     
    이번에 영국 가디언이 '세계가 북한에 식량지원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 시리즈에는 총 5명의 북한 전문가들이 기고했다. 마커스 놀란(미국 피터슨연구소), 로버트아 코헨(미국 브르킹스연구소) 제임스 호아르(평양주재 최초의 영국대사), 스티븐 웨버(유씨버커리대학교 정치학 교수) 장진성(뉴포커스 대표)이다.
     
    마커스 놀란: (제목) '윤리의 난문제'
     (요점)
     "우리는(세계는) 북한 정부보다 북한 주민에 대해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우리는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 식량을 지원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아야 하고, 우리의 가치와 국제법에 맞게 지원해야 한다."
     
    로버트아 코헨: (제목) '굶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벌을 받지 말아야 한다.'
    (요점)
    "유엔은 북한이 식량지원에 대한 모너토링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받는 지원을 구체적, 장기적 개혁개방정책과 연결하도록 해야 한다. 유엔도 북한의 오랜 친구인 중국 말고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국가를 찾아야 한다."
     
    제임스 호아르: (제목)'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우선순위를 잘못 선택한다.
    (요점)
     "부를 많이 갖고 있는 국가에서도 굶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식량 때문에 고생하는
    자국의 정부와 관계없는 사람들을 더 고생시키면 안 된다."
     
    스티븐 웨버: (제목)'이제는 대북정책을 바꿀 때가 되었다.'
    (요점
    )"식량이 무기다. 북한에 보내는 식량지원을 끊으면 평양이 세계에 떼를 쓸 수 있겠으나
    이렇게 적극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면 더 나은 미래를 갖다 줄 수도 있다."
     
    장진성: (제목) '대북식량지원이 오히려 개혁개방을 억제한다.
    (요점)
    '현재 북한엔 두 개의 세력이 있다. 배급세력과 시장세력이다. 국제사회의 절박한 인도주의 대북지원은 배급세력의 붕괴, 즉 북한정권교체이다."
     
    아래는 장 대표의 기고칼럼 전문이다.
     
     
               " 대북지원이 오히려 개혁개방을 억제한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탈북 시인

남한에 온 근 3만명에 가까운 탈북자들은 국제사회가 대북지원을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세계 최빈국의 형편에 핵실험이나 로켓발사로 돈을 탕진하는 북한 정권의 이중성이 미워서가 아니다. 대북지원이 오히려 북한의 개혁개방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 정권은 외부세계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자국 내 장마당과 전쟁 중이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원하는 것은 오직 우매한 충성 뿐인데
장마당은 물질가치를 확산시킨다. 그 가치관의 변화는 주민들로 하여금 당원이나 출세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를 벌기 위해 시장에 나가도록 부추긴다.
 
그렇듯 기관이탈 인력의 증가는 시장확대로 이어져 정권의 통제기능을 약화시킨다. 이는 전체주의 정권에 큰 위협이 아닐 수가 없다. 사람들을 조직통제에 묶어놓아야 세뇌도, 감시도, 동원도 가능한데 화폐개혁도 실패하고 배급능력도 상실해버린 것이다.
 
체제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당, 군 권력기관 산하에 외화벌이 회사들을 만들어 시장이권을 몰아주지만 소용없다. 돈이 돌지 못하고 군수산업이나 김씨 신격화같은 허황한 소비에 소멸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사회로부터 외부식량이라도 끌어들여 배급능력을 복원하고 그 통제의 영역을 넓히려 하지만 주민들은 코웃음친다.
 
정권에 구속되어 질이 안 좋은 쌀을 매 달 배급 받느니 차라리 시장에서 며칠만 고생해서 쌀을 골라 사는 선택의 자유가 더 편한 것이다. 또 그런 수요가 있어서 북한 정권은 통제의 수단인 식량난에 허덕이지만 시장은 정 반대이다. 국가농장에서 훔치든, 중국에서 밀수로 들여오든 생존의 쌀이 항상 넘쳐난다.
 
1990년대 300만 대량아사는 단순히 식량부족이 아니었다. 바로 이런 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독재 시스템의 비극이었다. 현재 북한엔 두 개의 세력이 있다. 배급세력과 시장세력이다. 배급세력은 정권에 소속된 충성계층의 기관원들이고, 시장세력은 정권보다 자신의 믿음이 더 큰 개혁주의자들이다.
 
국제사회의 절박한 인도주의 대북지원은 식량보다 배급세력의 붕괴, 즉 북한정권 교체이다
 
영국 가디언 기사 원문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4/sep/10/north-korea-food-aid-f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