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亢龍有悔 
                        -용이 하늘 끝까지 올라가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_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여야 합의가 두 번째로 깨지자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엔 두 종류가 있었다.
    이 둘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모든 반응들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참고할 만한 반응임에는 틀림없을 성 싶다.
 
첫번째 반응.
드러내놓고 “너무 한다”는 반응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남이 듣는 데서는 ‘특별법’을
대놓고 시비하지는 않았고 못했다.
그런데 여야 합의가 두 번째로 깨지면서부터는
“너무하다”는 말들을 슬슬 입 밖에 내기 시작한 것이다.
 
8월 21일, 어떤 침술원에서 약 10명 안팎의 40~50대 부인들이 빙 둘러앉아 침을 맞고 있었다. 그 중 한 부인이 좌중에게 들어보란 듯,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글을 잃기 시작했다.
아마도 누가 카톡으로 보낸 글인 듯싶었다.
 
“사망자에 대한 국가 추념일 지정/추모공원지정/추모비 건립/사망자 전원 의사자 처리/
공무원 시험 가산점 주기/단원고 피해학생전원 대입특례전형....”
이렇게 그 부인이 한없이(?) 읊어나가자 방안에선
“허...”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참...” 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런데... 그 다음 날인 8/22일, 그런 카톡이 나에게도 날아 온 것이다!
아마도 이런 '카톡 숙덕공론'이 지금 한창 시중에 나돌고 있는 모양이었다.
카톡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나고 있었다.
“삼풍 백화점 참사 유족들, 씨랜드 참사 유족들,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들과
형평을 완전히 잃은 법안, 이걸 퍼뜨려 주세요”
 
이런 카톡은 그러나 오해도 있고 딱히 정확하지도 않다는 것이
8/23일 아침 A채널 '돌직구 쇼'에 나온 어느 출연자의 주장이었다.
그게 맞는 말이기 바란다.
다만, 분위기가 강경파에게 불리해지고 있다는 것만은 참작해야 할 것이다.  
 
두번쩨 반응.
8월 20일 어느 찻집. 여야합의가 또 깨졌다는 화제가 떠오르자마자
거기 있던 한 사람이 이렇게 반응했다.
“아~주 잘됐어요. 자꾸 저러게 내버려 둬요. 그래야 사람들이 알아요. 갈 데까지 가야 돼요.”
 
이상의 두 종류 반응들은 물론 공인(公人)이 공적(公的)인 장(場)에서 드러낼
공적(公的)인 반응이어선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야당과 재야 강경파에 대해 "노"라고 말하는 의견들이 점차 뜨고 있다는 이야기다.
 
  • ▲ 한명숙 전 총리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을 방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한명숙 전 총리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을 방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정동영 정청래, 장하나...그리고
    친노(親盧), 486, 새민련 전국구 운동가들...등은 오히려
    이런 종류의 민심과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지만,
    박영선이 대표하는 새민련에는 이런 민심은 결코 유리한 게 아니다.
     
    친노, 486, 새민련 전국구 운동가들은 그들의 이념적 순혈주의에 따라,
    그리고 당내 온건파로부터 다시 헤게모니를 빼앗아오기 위해,
    민심이야 여하튼 ‘타협 없는 투쟁’으로 판을 몰고 가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선은 왕년의 후진사회도 아닌 21세기 발전된 사회에서는
    자칫 고립과 소모(消耗)로 끝날 확률이 높다.
    마치 왕년의 일본사회당처럼 말이다.
     
    민심은 보수주의자들에게도 썩 유리하지 않지만
    문재인, 정동영, 정청래 장하나, 친노, 486, 새민련 전국구 운동가들,
    거리의 ‘광우병’ 선동가들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기우뚱 기우뚱, 넘어갈 듯 넘어갈 듯 하다가도 “그래도 저건 아니지...” 하며
    배를 다시 수평으로 돌리는 복원력이 생겨 있는 것이다.
    이게 광우병 난동 때와 지금이 다른 점이다.
    일종의 국민적 학습효과인 셈이다.  
     
    모든 건 우주의 법칙대로 되게 돼있다.
    거기 맞춰야 한다. 안 맞추면 쇠(衰)한다.
    우주의 법칙이란?
    “지나치면 망한다”는 철칙이다.
    항용유회(亢龍有悔,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라 했던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