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비 영업실적따라 고무줄처럼 늘고 줄어…


  •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선원들의 안전교육 등으로 지출한 액수가 겨우 54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이 이달 초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는 지난해 선원들의 `연수비` 명목으로 총 54만 1,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같은해 지출된 광고선전비(2억 3,000만 원)나 접대비(6060만 원)와 비교해 크게 적은 액수다.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하는 등 재정 상태가 악화돼 연수비를 대폭 줄였다. 지난 2012년 2억 5,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7억 8,5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에 따라 선원들의 연수비도 고무줄처럼 늘고 줄었다. 2011년 5억 1천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당시 연수비는 약 87만 원이었다가 2012년 흑자로 전환하자 140만 원가량으로 늘었다. 그러나 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연수비는 약 54만원으로 급감했다.

실제 세월호에 탑승했던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의 대피를 돕지 않고 가장 먼저 배 밖으로 탈출했다. 이로 인해 청해진해운은 평소 안전교육을 포함한 선원 훈련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탑승자 전체 명단과 생존자 명단을 비교한 결과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를 비롯해 배의 운항을 책임지는 선박직 15명은 전원 생존했다.

특히 현장을 지휘해야 할 선장부터 선박 안전관리의 핵심 보직인 갑판부 선원까지 전체 승무원의 절반 이상이 1년~6개월의 계약직신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소방훈련, 구명정훈련 등을 지휘하고 위기 발생 시 선내에서 인명구조 상황을 끝까지 책임져야 할 선장이 1년 계약직이었고 선장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할 조타수 3명도 모두 6개월~1년의 계약직이었다. 

앞서 청해진해운은 경영상 도덕적 해이 문제도 지적된 바 있다. 일본산 '퇴역' 선박을 헐값에 구입한 뒤 사업을 벌였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은 사실상 폐선에 가까운 18년된 여객선을 헐값을 주고 사와 사업을 했다"며 "일본의 경우 운행 20년 이상의 선박은 폐기하게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선박 수명이 20년이 넘어가면 1년마다 검사를 받은 후 운항 기한을 1년씩 연장해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