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 보수 논객으로 불리는 소설가 복거일씨가 이명박 정권 7개월에 냉혹한 평을 내놨다. 복씨는 또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앞으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위대한 대통령으로 못남는다"고 내다봤다. "이미 끝났다"고도 했다.

    1일 오전 민주당 정책연구소 민주정책연구원(원장 김효석)의 초청으로 강연한 복씨는 현 정권의 문제점을 묻는 김부겸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복씨 강연 뒤 김 의원은 "평상시에 한 말씀만 드리고 싶었다"면서 "노무현 정권은 우리가 싸가지가 없어서 망했다고 하는데 최근 이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이 하는 것을 보면 참 염치가 없다. 이 사람들은 탐욕스러워 망할 것 같은데…"라고 물었다.

    그러자 복씨는 "자유주의자들은 사실 박근혜 대표를 많이 지지했었다. 그 분이 이 대통령 보다는 (이념적으로) 더 가깝다"고 말한 뒤 "그러나 나는 줄기차게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유는) 당선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의 정체불명 정책에 (보수진영이) 불안해 했지만 다독거려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때는) 현 상황에서 (당선 가능성이) 더 나은 후보를 선택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곧바로 복씨는 "그러나 그 기대에도 못 미쳐 내가 (보수진영에서) 비난을 많이 받았다"며 "나보다 이 대통령을 더 신랄하게 비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대표는 신데렐라에 비유하고 이 대통령은 계모에 비유한 조선일보 칼럼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복씨는 이어 "사실 이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에 대한 지적은 여기서 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데 김 의원은 많이 봐왔고, 원래 한나라당 쪽에도 몸을 담으셨으니까 편하게 말하겠다"고 말한 뒤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복씨는 "현 정권이 문제가 생긴 것은 이 대통령이 탐욕스러워 생긴 것"이라며 김 의원의 주장에 맞장구쳤다. 그는 "정권 초기에 6개월간 나비효과가 임기를 지배하는데 (이 대통령은) 6개월간 망쳤다"면서 "(이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위대한 대통령'으로는 못 남는다. 이미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국무총리의 역할을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씨는 "헌법이 부여한 국무총리의 권한이 있는데 이 대통령은 한승수 총리를 임명하면서 자원외교란 말을 했다"면서 "밖에 나다니며 자원외교나 하라는 건데 눈치빠른 양반이 잘 알아들어 카자흐스탄 나가고 했다"고 말한 뒤 "그래서 각료를 임명하는데 이 대통령이 고른 사람이 다 통과됐다. 총리가 의견을 내고 (대통령을) 견제하고 해야 하는데 그대로 다 통과가 된 것이고 그러다 보니 (임명된 사람이) 주로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해 실정법을 어긴 사람들이 들어갔고 그 다음부터는 다 아는데로…"라고 비판했다.

    복씨는 거듭 "이 대통령이 좀 탐욕스럽다"며 "나도 그건 참 나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 장문의 글을 여러차례 썼는데 이 정권 탄생에 공헌을 했지만 청와대에 초청 한 번 못받았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초청을 한 번 받았다. 그때는 갈 수가 없어서 사양했는데 지금은 초청도 한 번 못받았다. (이 대통령) 취임식도 한나라당에서 초청장이 와서 갔지, 청와대에서 온 게 아니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대한민국의 보수가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가하는 이지메가 너무 심하다. 그런 글을 좀 써달라"고 요구하자 복씨는 "그럼 나는 밥줄 끊기는데…"라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