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치는 생물” vs 이낙연 “거짓말 심판”
  • 전남도지사 자리를 둘러싼
    민주당의 집안싸움이 시작됐다.

    각별했던 사이가 갈라질 만큼,
    그리도 감투가 좋을까 싶다.

    바로 민주당 내 범동교동계 출신인
    박지원-이낙연 의원을 두고 하는 얘기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전남도지사 출마 여부와 관련,
    당시 각을 세워왔던 새정치연합을 겨냥하며
    “호남의 안풍(安風)을 막기 위해 직접 출마할 수도 있지만
    안철수 의원 측에서 강하지 않은 후보가 나올 때에는
    구태여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른바 저울질이었다.

    그러던 박지원 의원이 최근 입장을 바꿨다.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 ▲ 최근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박지원 의원. ⓒ이종현 기자
    ▲ 최근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박지원 의원. ⓒ이종현 기자



    “전남지사 출마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지지를 보내주시니 책임이 강하게 느껴진다.

    민주당과 호남을 위한 역할이 무엇인지,
    전남에 내려가 여론을 수렴한 뒤 갈 길을 찾아보겠다.

    실질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중앙정부와 도정에 창조적인 일을 할
    최고의 후보를 내는 것이 도민들에 대한 예우다.
    정치는 생물이고 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한다.”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셈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선언한 현재로서는
    출마에 대한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잔인한 결정]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변명을 한 것이다

    그러자 앞서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노욕](老慾·늙으면 더 욕심이 생긴다는 뜻)
    [거짓말 심판]
    [말 바꾸기] 

    박지원 의원을 향해
    각종 비난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이낙연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박지원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낙연 의원. ⓒ연합뉴스
    ▲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박지원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낙연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이 수도 없이 되풀이해온 자신의 말을 뒤집고,
    이제 와서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개인적인 욕심일 뿐이다.

    박지원 의원의 말 바꾸기와 거짓말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노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출마 명분 쌓기를 그만두고,
    스스로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동교동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낙연 의원은
    동아일보 출신으로 DJ에게 러브콜을 받고 정계에 입문해
    당 대변인,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20년 가까이 각별한 친분을 나눠온 두 사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감투를 놓고
    갈수록 멀어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