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매듭지어 달라"고 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요구가 나온지 하루만에 정형근·김학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30일 친박 인사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 인사 복당 문제는 정치권의 지형을 바꿀 수 있기에 최고 관심사"라고 운을 떼며 "이 문제를 더 회피하거나 미룰 문제가 아니다. 먼저 친박 인사 탈당은 잘못된 공천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공천을 주도했던 이재오 의원은 사심을 가지고 당내에 자신에게 껄끄럽거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전부 내치면서 당을 혼란스럽게 했고, 이방호 의원은 공심위 책임자의 한 사람으로 호가호위하면서 대통령을 속이고, 공천위원을 속였다"고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번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은 대선에 압승한 한나라당이 180~190석을 얻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과반에 턱걸이 했다는 점이다"면서 "텃밭인 영남에서 이방호 의원이 낙선한 것이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친박 인사들을 무조건 허용해야 한다든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공천을 잘못한 당에서 결자해지 측면에서 억울하게 공천 탈락한 사람들의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이 갈라져서 싸우는 모습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도가 떨어진거다. 이제는 친이든 친박이든 대동단결해서 화합하는 한나라당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학원 최고위원이 "지난번 총선을 앞두고 공천 방법과 절차가 바르지 못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다"고 거들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이를 주도하고 영향 미친 사람들이 그 동안에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총선에서 낙선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적어도 국민 의사를 잘 수렴하는 집권 여당이라면 잘 수렴하고 당에서 처리해야 옳다"고 촉구했다.

    그는 "평당원이 얘기하더라도 귀담아 듣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야 하는데 전직 당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여부까지 거론하며 언급한 사안을 일언반구 대꾸없이 묵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면서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 때 격의없이 토론해야 하고 좋은 결정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총선 153석이 넉넉한 의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화합해서 이명박 정권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선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