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전당대회까지 2개월 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좀처럼 한나라당의 판세가 쉽사리 점쳐지지 않고 있다.

    우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은 일단 유보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록 박 전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권 도전 불참 조건으로 탈당 친박계의 복당을 달았지만 당내에서 계파 챙기기 논란이 있는 만큼 직접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전 대표의 당권 도전 불참 가능성이 커지자 친이계 중진급 인사들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총선 후 친이계에선 박 전 대표에 대항할 인물로 정몽준 최고위원을 내세우려는 조짐이 있었지만 박 전 대표의 당권 도전 불참으로 빅 매치가 깨진 이상 여러 가지 가능성이 생긴 것.  

    박 전 대표가 출마하면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보였던 4선의 안상수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이 가시화 되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총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석에서 공공연히 "안상수 계파가 있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당내 입지를 다져왔다. 

    국회의장 도전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5선의 김형오 의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 대통령이 당 교통정리 카드로 김 의원을 내세울 경우 당권 도전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중립적 성격이 강한 홍준표 의원도 당권도전을 직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22일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고 차기 대권을 준비 중인 정 최고위원에겐 '당 기여도'를 소재로 견제구를 던지며 당권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권도전과 관련,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당에 들어온 지 6개월 밖에 안되는 분도 대표 출마한다고 한다"고 정 의원을 꼬집었다.

    이재오 계열의 소장파를 등에 업은 남경필 의원은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남 의원은 친박계의 복당에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는 한편, 청와대에도 정무라인 교체를 요구하는 등 주관적인 행동을 보여 당내 화합형 대표를 필요로하는 현 시점에서 탄력을 받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당 화합 차원에서 보면 5선인 박희태 의원의 출마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박 의원은 28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부터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당권 도전을 시사했는데 차기 당 대표는 대권에 도전할 인물보다 이 정부의 국정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당 화합을 이끌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만큼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친박계에선 허태열, 서병수 의원 등이 당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힘을 얻을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 따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박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은 유동적이어서 당장 가시적인 판세를 분석하기는 어렵다.박 전 대표는 탈당 친박계를 당에서 복당시키지 않을 경우 측근과 상의해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만약 박 전 대표가 출마하게 되면 정 최고위원 카드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