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운동 출신 386 의원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있다. 노무현 정권의 중심축을 이뤘던 이들은 '노무현 실정'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18대 총선 공천에서 이들의 생존율이 높다. 그래서 여론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 칼날이 정작 이들은 비껴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확정된 55명의 1차 공천자 명단과 현재 당 내부에서 논의되는 공천 흐름은 386 출신 의원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1차 확정자 55명 중 현역 의원은 38명이었다. 다른 신청자가 없어 단수로 신청한 현역 의원 전원이 확정되면서 '현역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명단을 확정하고도 한동안 발표에 뜸을 들였다. 구 민주당 측에선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비판했다.

    1차 공천내정자 명단에는 386 의원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386 학생운동 출신을 상징하는 전대협 1기 의장인 이인영 의원은 공심위원으로 활동하며 1차 공천내정자에 포함됐고, 재선의 송영길 의원, 386 운동권 출신인 이기우, 김현미, 안민석, 조경태, 최재성 의원들이 공천에 안착했다. 13일 발표된 공천명단에도 당 대변인 우상호 의원과, 노무현씨 오른팔로 불리는 이광재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386의 기수로 불리는 임종석 의원의 공천을 두고는 고민 중이다. 이 지역(서울 성동을)은 민선 3선 구청장을 지낸 구민주당 출신 고재득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냈는데 공심위 1차 여론조사에서도 초박빙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구민주당 출신이 공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임 의원 공천문제는 호남 공천과 함께 '화약고'로 꼽힌다. 당 지도부는 두 후보를 모두 살리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임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경우 박 위원장의 공천 칼이 386은 비껴간다는 비판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서울 광진을 지역 공천을 두고도 지도부가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심위는 이날 현역인 김형주 의원을 탈락시키고 추미애 전 의원을 공천했는데 지도부가 김 의원을 광진갑 지역에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광진갑 예비후보들은 무소속 출마 등의 초강수를 예고하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김 의원은 의정평가가 서울에서 최하위권이므로 그의 광진갑 전략공천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임 의원 공천과 김 의원의 전략공천 문제는 호남 공천 못잖은 후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