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부조직 개편안 관련, 지난 28일 노무현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맹비난을 쏟은데 대해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김부겸 의원은 "노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을 보고 암울했다"고 말했다.

    31일 17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 질문(정치.통일.외교.안보분야)에 나선 김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부권을 시사한 노 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거부권이 행사될지도 모르겠다는 대목에서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며 "그러면 여기 국회에 있는 의원들은 양심이 없어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찬반토론을 벌이고 처리 통과를 논의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왜 개인의 양심과 공인으로서의 양심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며 개탄했다.

    김 의원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양심이 시키는 바,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면, 군대는 왜 가고, 장사는 어떻게 하며, 외교는 누가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참패의 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패배의 현상적 요인은 '반노무현 정서'와 '경제'"라고 분석했다. 그 중 '반노 정서'에 무게를 뒀는데 김 의원은 "오죽하면 인터넷에서 '이 모든 게 노무현 탓이야'라는 댓글놀이가 유행할 정도였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 자신에게 다가온 갑작스런 행운과 변화로 자기오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대통령이 됐다"면서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돌풍이 그랬고,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가 그랬고, 대통령 탄핵 역시 드라마틱하기 이를 데 없었다"고 말한 뒤 "사람이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한 행운을 세 번 연속 겪게 되면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나겠나. 아마 그것은 엄청난 자기 확신일 것이고 '나에게 왜 이런 천운이 따라올까. 그건 내가 옳기 때문인 거야. 지금 당장 역풍이 심해도 나중에 가면 결국 내가 옳았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야'라는 판단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