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한나라당 내 당권·대권분리 논란과 관련해 "우리가 공천 문제 때문에 뭐 어떻다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조금 와전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24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당선자 사무실에서 회동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자는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왔더라. 한나라당에 기대가 아주 높은 데 거기에 맞추자면 머리도 쓰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신문 보니까 우리가 공천문제 때문에 뭐 어떻다 해서 깜짝 놀랐다. 조금 와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이 그런 것 갖고 할 때가 아니다"며 "인수위도 준비해야 하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이 실망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도 "당도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해 가야 한다"며 "내부 일로 시끄러운 면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당청관계에 대해 강 대표는 "이미 현재 당헌당규에 관계가 잘 정리돼있다. 대통령은 당의 정강정책을 반영하고, 당은 국정수행하는 데 있어 대통령을 잘 보좌하도록 된다. 이 부분은 당헌당규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당선자는 "당헌당규에 참 잘 정리돼 있는 것 같다"면서 "고친다든지 하는 문제는 앞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동감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당헌당규와 같은 규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사람과 운영이 문제이기 때문에 잘 될 수 있도록 당과 청이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와 강 대표는 당청의 유기적 관계설정에 완전히 뜻을 같이 한 것이라고 배석한 박형준 대변인은 풀이했다.

    청와대 정무기능 강화에 이 당선자와 강 대표는 뜻을 모았다.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 제도를 부활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강 대표의 제안에 이 당선자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 당선자는 "대통령 취임 후에도 주례회동과 같은 정례 회동을 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취임 이전에도 강 대표와 수시로 회동을 갖고 당선자와 당의 관계를 긴밀히 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20여분간 이어진 회동은 밝은 분위기에서 계속됐으며, 이 당선자와 강 대표 사이에 이견이 하나도 없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당선자는 당의 내년 총선준비에 대해 "총선으로 (바로) 간다는 모양은 좋지않고, 인수위보다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 강 대표는 지나치게 학자 중심이 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는 최고위원회의 의견을 전달했다. 실제로 정권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구상하고 여러 분야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전한 의견을 이 당선자는 별다른 응답없이 듣고 있었으며, '일리가 있는 얘기'라는 반응으로 비쳐졌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 자리에서 인수위원장 인선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으며, 결정되는 대로 이르면 25일 오후께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