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창조성(Creativity)이 브랜드를 키운다‘독창성-설득력-참여성-구전성’ 갖춰야 파급력‘광고제 수상작, 비수상작보다 11배 효과’ 입증 글로벌기업들 창조적 캠페인으로 비약적 성장 P&G, 광고제에 집중 7년... 주당이익 4배 올려‘불가능은 없다’아디다스, 브랜드가치 40% 상승
  •  
  •   
     

    창조적 광고캠페인(Creative Campaign)이 과연 ’브랜드와 그 기업에 성장의 열매를 가져다 주는가’에 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광고대행사들은 칸광고제의 사자 트로피를 자랑스럽게 들고 광고주를 찾아가 자신들이 만든 캠페인의 성과를 보여주려 하지만 종종 광고주들의 무관심, 때론 냉대까지 받아온 게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었다.

    광고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창조성)’와 ‘효과(Effectiveness)’간 상관관계를 보다 과학적으로 밝혀낸 ‘광고쟁이’들이 있다. 도널드 건(Donald Gunn), 피터 필드(Peter Field), 제임스 허먼(James Hurman) 등 광고계 인사들이 1994년부터 순차적으로 밝혀낸 ‘크리에이티비티’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광고제에서 상을 받은 캠페인의 브랜드는 상을 받지 못한 브랜드에 비해 11배의 성장을 보였다. ‘크리에이티비티’가 마케팅의 필수 전략인 시대다. 

     

    “정말 멋진 아이디어군요.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제품 메시지 중간에 끼어들지 마세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어요.”


    1995년 ‘광고 연구 저널(Journal of Advertising Research)’은 “광고업계에서는 광고를 창조하는 사람들(Creatives)과 광고가 효과적(Effective)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마케터들 간에 영원한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암흑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크리에이티비티'가 마케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신한 몇몇 ‘광고쟁이’들이 광고주들이 좋아하는 ‘숫자’를 들고 나타나면서 광고주들이 ‘크리에이티비티’에 급격히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996년 광고대행사 리오 버넷(Leo Burnet)의 도널드 건이 최초로 세계 유수 광고제에서 상을 탄 대행사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과학적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기 시작했다.
    2010년 영국 IPA(Institute of Practitioners in Advertising)의 컨설턴트인 피터 필드가 낸 연구 보고서 ‘크리에이티비티와 효과 간의 관계’는 바로 ‘건 리포트’를 어디다 써야할 지 알려준 사건이었다.


    도널드 건의 광고제 수상 순위표 덕분에 피터 필드는 2000년부터 IPA 가 분석한 257개 기업들의 상업적 성과와 에피상(미국의 캠페인효과상) 및 영국 IPA 효과상을 받은 캠페인들을 칸광고제(크리에이티비티만이 상의 기준이다) 수상작과 면밀히 비교 분석할 수 있었다.
    건 리포트와 IPA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의 CEO․CFO들을 대상으로 충실한 설문과 자료조사도 이루어졌다.

    결과는 놀라웠다.
    어느 캠페인이 광고제에서 상을 받을 확률은 7천개중의 한 개 정도다. 그 바늘구멍을 뚫은 광고제 수상작의 시장지분 성장률은 수상작이 아닌 것들에 비해 11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 칸광고제 크리에이티브 효과상 심사위원이었던 제임스 허먼(뉴질랜드 Y&R의 플래너)에 따르면 이는 고도로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에 대한 매체 ROI(Return Of Investment․투자효과)가 평균 11배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창조적이지 못한 광고로 매우 창조적인 광고(광고제 수상작)와 동일한 효과를 내려면 11배의 매체 비용을 써야 한다고도 볼 수 있다.


    2010년 58주년을 맞은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 Advertising Festival)’는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Cannes Lions Festival of Creativity․이하 칸 라이언즈)’이라고 대회 명칭을 바꿔버렸다.
    '광고(Advertising)'대신 ‘창조성(Creativity)'을 겨루는 시대가 왔다는 선언이다.


  • ▲ 이 데오도란트는 향기가 좋아 주유소에서 마주친 이 위험한 남녀처럼 걷잡을 수 없는 스파크가 일어난다. 2012년 칸 라이언즈 인쇄부문 금상을 받은 유니레버의 ‘액스’ 캠페인. ⓒ 칸 라이언즈
    ▲ 이 데오도란트는 향기가 좋아 주유소에서 마주친 이 위험한 남녀처럼 걷잡을 수 없는 스파크가 일어난다. 2012년 칸 라이언즈 인쇄부문 금상을 받은 유니레버의 ‘액스’ 캠페인. ⓒ 칸 라이언즈

     


    ■ 글로벌 기업들 ‘크리에이티비티’에 뛰어들다

    “1999년 BMW 마케팅엔 규칙이 너무 많았다.
    BMW가 어떤 종류의 텔레비전 광고에서든 어떤 일정한 모습을 띠어야 하는지, 어떻게 촬영해야 하는지 매우 구체적인 규칙을 갖고 있었다.”
       -BMW의 전 CMO 짐 맥도웰(Jim McDowell)


    BMW와 광고대행사 팰런(Fallon)은 마침내 2001년 토니 스코트, 이안, 존 프랑켄하이머 등 8명의 쟁쟁한 영화감독들에게 의뢰해 최초의 인터넷판 단편영화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전설이 된 BMW 단편영화 시리즈다.
    2백만명이 회원 등록을 했고 1천만명이 넘게 이 광고를 봤다.
    ‘911 테러’와 ‘닷컴 버블’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01년, BMW는 유유히 ‘나홀로’ 12%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우린 뭐가 되고 싶은 거지? 그냥 평범한 소비자제품 기업이 돼도 괜찮은가?”

    2001년 P&G의 18년차 직원 짐 스텐젤(Jim Stengel)은 CMO로 취임하자마자 마케팅팀에게 물었다.
    당시 CEO A.G.래플리(Alan George Lafley)까지 참여한 치열한 토론과 벤치마킹 끝에 P&G는 창조적 캠페인에 관해 이전과 아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됐다.
    2003년 P&G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마케팅 팀을 대거 칸 라이언즈(칸국제광고제)에 보내기에 이른다.

    “2000년대 초반 P&G 임직원들은 회사가 커질 만큼 커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까지는 광고제에 출품하는 일이 쓸데 없는 짓이라고 여겼다.
    우린 정말로 ‘크리에이티비티’에 관한 기준을 높였다.”

    ‘크리에이티비티’ 드라이브 전략으로 2010년까지 7년 동안 P&G의 매출은 430억달러에서 830억달러로 늘었다.
    마진은 10%포인트까지 올랐고 10억 달러 규모 브랜드는 9개에서 25개로 늘었다.
    주당 이익은 4배가 뛰었다.


    아디다스의 에리히 슈타밍거(Erich Staminger)회장, 폴크스바겐의 CEO 마틴 윈터콘(Martin Wintercon), 나이키의 설립자 필 나이트(Phil Knight)회장도 유명한 ‘크리에이티비티’예찬론자다.
    짐 스텐젤은 마케팅업계가 ‘크리에이티비티’를 우선적 전략으로 보게 된 것을 두고 “암흑시대를 지나 계몽시대를 맞았다”고 선언한다.


    그렇다면 창조적인 캠페인은 어떤 것을 말하는가?
    2007년 얀켈로비치 연구소(Yankelovich Research)는 도시 거주민들이 하루 3,000건의 상업적 메시지에 노출되지만 1퍼센트, 즉 30건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고 분석했다.
    하버드 대학 연구소에 따르면, 그 중에서 겨우 12건만이 우리에게 어떤 인상을 남긴다.
    그 12건 중에 다음날까지 2건을 기억한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기억에 살아남을 수 있는 광고가 바로 창조적인 캠페인이다.


    제임스 허먼은 창조적 캠페인을 만들어야 브랜드의 성과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출간한 저서 ‘상받은 광고가 11배 잘 팔린다(The Case For Creativity․문예마당)에서 ‘크리에이티비티’의 4가지 특징을 분석해냈다.


          

  • ▲ 프랑스 마르셀 파리가 만든 청바지 디젤의 ‘지구 온난화 대비(Global Warming Ready)’캠페인. 온난화로 운하의 도시 베니스가 가라앉고 있다. 산 마르코 광장엔 비둘기 대신 열대조류들이 날아든다. 그래도 디젤의 화려한 패션은 살아있다는 콘셉트. 2007년 칸 라이언즈 인쇄 부문 은상 수상. ⓒ 칸 라이언즈
    ▲ 프랑스 마르셀 파리가 만든 청바지 디젤의 ‘지구 온난화 대비(Global Warming Ready)’캠페인. 온난화로 운하의 도시 베니스가 가라앉고 있다. 산 마르코 광장엔 비둘기 대신 열대조류들이 날아든다. 그래도 디젤의 화려한 패션은 살아있다는 콘셉트. 2007년 칸 라이언즈 인쇄 부문 은상 수상. ⓒ 칸 라이언즈


    ▲ 독창성

    미국 미시건대학의 영문학 교수 피터 실링스버그(Peter Shillingsburg)는 “’크리에이티비티‘는 뭐가 되든 간에 그것 말고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했을 경우에 가장 쉽게 ’크리에이티비티‘를 알아볼 수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크리에이티비티’의 첫 번째 효과는 바로 독창성이다.


    와이덴+케네디(Wieden+Kennedy)의 제작본부장(ECD)인 토니 데이비드슨(Tony Davidson)은 “위대한 캠페인은 전에 한 적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불편한 느낌을 준다.
    혼다 유럽의 마케팅담당 임원인 켄 카이어(Ken Kier)는 아직까지도 ‘이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데요’라고 말한다.
    그런 용감한 광고주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설득력

    2004년 광고대행사 오길비 런던(Ogilvy London)은 광고주 유니레버의 ‘도브(Dove)’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 결과보고서 ‘미에 대한 진정한 진실(The Real Truth About Beauty)’에 의하면, ‘매체나 광고가 대부분의 여성들이 절대 달성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말에 68%가 강하게 동의했다.
    연예인 모델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을 모델로 캠페인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길비는 유니레버 임원들의 딸들을 찾아 ‘광고 때문에 자신들이 얼마나 부족하게 느껴지는지’ 솔직히 말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이 영상을 본 도브의 임원들은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칸 라이언즈에서 8년째 수 십개의 상을 휩쓸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Real Beauty)’은 이렇게 태어났다. 


    ▲ 참여성

    광고판 앞을 천 명이 지나간다고 해서 그 천 명이 모두 수용자(Audience)는 아니다.
    진짜 소비자는 실제로 광고판에 주목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들 뿐이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 할 지 안 할 지를 생각하는 데서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관심과 감동’ 두 가지가 매우 강력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짐 스텐젤


    광고대행사 ‘사치&사치 런던(Saatch & Saatch London)’의 전략 기획 이사인 리처드 헌팅턴(Richard Huntington)은 이러한 참여 요소(Care Factor)를 ‘흥미로움’이라 언급했다.
    재미가 참여도(Engagement)를 높여준다.
    “내 직업적인 금언은 ‘재미있는 건 필수 사항, 옳은 것은 중요한 사항일 뿐이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 구전효과

    미국의 청소용품 제조업체인 메쏘드(Method)는 환경에 무해한 청소용품임을 강조하는 브랜드다.
    마셔도 될 만큼 무해한 변기 청소세제를 만들겠다는 이 회사의 야심을 설명하기 위해, CEO인 에릭 라이언(Eric Ryan)은 기자 회견장에서 변기세제 ‘릴 보울 블루(Lil’ Bowl Blue)‘를 실제로 마셔버렸다.
    메쏘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가 됐으며,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 중 하나가 됐다.

    “구전(口傳)은 가장 훌륭한 매체다.”

    ‘크리에이티비티’는 브랜드가 유료 매체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대화 속에 끼어들게 해준다.
       -베른바흐



    ■ ‘크리에이티비티’로 ‘명성’을 만들어라

    2007년 ‘비즈니스 위크’지 기자 데이비드 알마노(David Armano)는 지금은 ‘관심경제(attention economy)’에서 ‘대화경제(conversation economy)’로 이행하는 시기라고 했다.
    모바일 전화,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부상하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은 마케팅에서 들은 것보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말을 더욱 신뢰하고 있다.
    명성마케팅(Reputaion)의 시대다.


    피터 필드는 저서 ‘회계 책임 시대의 마케팅(Marketing in the Era of Accountability)’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명성 캠페인‘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말과는 좀 다르다.
    이런 캠페인은 제품의 기능 때문이 아니라 그 캠페인이 투사하는 태도나 관점 때문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이로써 그 브랜드가 이전보다 더 크고 ‘좀 더 중요해졌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그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지은이_ 제임스 허먼(James Hurman)

    BBDO, DDB, Publicis, Lowe 등 세계적인 광고 네트워크 전략 플래너. 2011년 칸 크리에이티브 효과상 심사위원. 현재 Y&R뉴질랜드의 매니징 디렉터.


    옮긴이_ 이성복(李誠馥)

    서울대 불문과. 조선닷컴 편집부국장,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 역임.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말론 브랜도냐, 디카프리오냐’

                                                                       문예마당 1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