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이 민족영웅이라는데...노원구청,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한홍구 6주 특강
  • ▲ 지난해 7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홍구 교수의 '박근혜의원과 정수장학회' 특별강연. 특강에 참석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한 교수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7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홍구 교수의 '박근혜의원과 정수장학회' 특별강연. 특강에 참석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한 교수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탈 재산에 기대서 집권을 하겠다, 그걸 또 팔아서 선거에다 써 먹겠다 하는 거죠.
    1971년도 선거를 보면, MBC 팔아서 박정희가 선거 치렀다고요.
    (중략)
    이번에도 MBC 팔아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는 것이 ‘부전여전’으로 느끼게 되는 거죠.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때 나쁜 짓 했던 놈들이 다 박근혜 캠프에 가 있다니까.
    그러니까 클린검증 소위원장이니 뭐니 떠드는, 남기춘이니 이런 것들, 그때 다 지휘 선상에 있던 놈들이에요.

    그런데 그게 민중을 물어뜯은 사냥개 아닙니까.
    박근혜가 과거사 사과를 했는데, 그때 물어뜯은 사냥개들을 옆에 애완견처럼 거느리고 하는 사과가 무슨 놈의 사과야."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2012년 10월 22일 레프트21과의 인터뷰 중

     

  • ▲ 종북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특강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구청장 홈페이지
    ▲ 종북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특강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구청장 홈페이지

     

    서울 노원구청(구청장 김성환·노무현정권에서 청와대 비서관 근무)이 구민들을 상대로 한 인문학특강을 열면서 성공회대 교양학부 한홍구 교수를 강사로 초빙해 물의를 빚고 있다.

    소식을 접한 보수 시민단체들을 구민들을 상대로 한 그의 ‘대한민국 근현대사 특강’에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보시민단체 블루유니온과 같은 일부 단체 회원들은 한 교수의 현대사 특강을 추진 중인 노원구청 앞에서 연일 집회를 열면서 구청의 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자수성가형 민족영웅’이라고 노골적으로 찬양한 종북주의자를 구민들을 상대로 한 특강의 강사로 초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노원구청이 북한 김일성을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한홍구 교수의 특강을 강행하려 한다.
    구청이 특강을 강행한다면 이것은 노원구민과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1월 24일부터 2월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6주간 진행되는 한홍구 교수의 특강은, 구민들을 대한민국을 저주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부끄럽게 여기도록 만들기 위한 세뇌강연이 될 것."

        - 안보시민단체 블루유니온 권유미 대표


  • ▲ 종북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특강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구청장 홈페이지

    파문이 커지면서 구민들 가운데서도 구청의 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구민들은 전대협 출신의 김성환 구청장이 같은 좌파진영의 대표적인 종북학자를 앞세워 구민들에게 왜곡된 이념을 주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물의를 빚고 있는 주인공인 한홍구 교수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정수장학회’의 유착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한 ‘GH(박근혜) 저격수’로 이름을 높였다.

    그는 박 당선인을 ‘유신시대의 공주마마’로 칭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당선인 부녀를 싸잡아 조롱했다.


    "박근혜의 경우에 박정희 딸에다가 유신 시대 공주마마죠.
    ‘유신공주’라는 별명이 그냥 어린 공주가 아니고 왕비 없는 공주였단 말이에요.
    유신시대의 가장 상징적인 기둥이었단 말이에요.
    대한민국 헌정사는 동일인에 의해서 헌법이 두 번이나 유린당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 위 <레프트21> 같은 기사 중 일부


    특히 그는 대선 막바지 논란의 중심에 선 ‘정수장학회’ 문제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박 당선인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사람을 석 달 동안 가둬 놓고 하는 게 강압이고 강탈이라는 것이고, 강탈된 재산이라면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게 맞는데, 그걸로 부모 이름으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는 건 창피한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그냥 개인적인, 박정희 우상 사업이나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본인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책임져야 할 문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죠.

    강탈 재산에 기대서 집권을 하겠다, 그걸 또 팔아서 선거에다 써 먹겠다 하는 거죠.
    1971년도 선거를 보면, MBC 팔아서 박정희가 선거 치렀다고요.
    (중략)
    이번에도 MBC 팔아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는 것이 ‘부전여전’으로 느끼게 되는 거죠."

        - 위 <레프트21> 같은 기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한 그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선을 두 달 여 앞둔 지난해 10월 열린 ‘유신 40년 공동주제기획 6부작-유체이탈(維體離脫)’전은 그가 만들어낸 ‘박근혜 당선 저지 기획 프로젝트’였다.

    이 전시는 대선을 불과 두 달 여 앞둔 시점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적지 않은 잡음을 일으켰다.

    전시의 이름인 ‘유체이탈(維體離脫)’은 ‘유신으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을 상징하며, 박근혜 당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유신의 부활로 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교수는 전시회를 공동기획한데 만족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세부프로그램 중 하나인 2부 전시 <구국의 영단>을 만드는데 직접 참여하기까지 했다.

    박근혜 후보가 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낳는 장면으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킨 홍성담의 문제작이 선을 보인 전시도 유체이탈 3부 <유신의 초상>이었다.

    ‘골든타임- 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박근혜 후보와 박 전 대통령, 그리고 박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을 신랄하게 조롱하고 있다.


  • ▲ 홍성담, ‘골든타임 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 출처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 홍성담, ‘골든타임 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 출처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이 그림은 공개와 동시에 격렬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예술이란 이름 아래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더라도 비유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그림이 걸린 장소인 ‘스페이스99’의 대표가 다름 아닌 한홍구 교수다.
    기획과 제작에 이어 전시공간까지 내어준 것이다.

    문제의 그림은 그들을 지지하는 일부 유권자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구토가 나올 만큼 불쾌한 그림이다.
    풍자를 넘어 여성에 대한 비하다.
    풍자도 정도가 있다.
    보는 사람이 수치스러울 정도니 성추행이나 다름이 없다.


    당시 네티즌들의 반발은 그림을 그린 홍성담 작가를 넘어 좌파진영 전체로까지 옮겨갔다.

    진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수준이 안타깝다.


    동시에 홍 작가가 그린 또 다른 작품 '유신스타일'도 도마위에 올랐다.


  • ▲ 홍성담, 바리깡-우리는 유신스타일!ⓒ 출처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 홍성담, 바리깡-우리는 유신스타일!ⓒ 출처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파문이 확산되자 한 교수가 대표로 있는 '스페이스99'는 박근혜 후보를 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대선이 아닌 유신 선포 40주년에 초점을 맞춘 행사.


    이에 반해 파문의 주인공인 홍성담 작가는 쏟아지는 비난에도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여 더 큰 물의를 빚었다.

    여성이 분만대 오르는 건 보편적, 여성성 수치 비난 맞지 않다.


    나아가 작품 의도에 대한 그의 설명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상스러운 박근혜의 처녀성, 몰지각한 신비주의 가면을 벗겨내고 싶었다.
       - 홍성담


    정수장학회를 박 당선인의 ‘사(私)금고’ 정도로 여기고 있는 그는, 심지어 대선이 끝난 뒤에도 같은 의혹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 당선인과 정수장학회, 그리고 영남대를 잇는 새로운 의혹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한국최대였던 영남대부정입학사건은 박근혜 측근들이 저지른 일입니다.
    알았어도 문제고 몰랐어도 문제죠.
    영원히 손을 뗀다 해놓고 학교를 다시 장악했습니다.
    이것도 퇴임후 가려한 건가요?

    백범이 환국 후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 임정에 제일 돈을 많이 보낸 경주 최부자 최준이었죠.
    (중략)
    그 최부자의 마지막 염원은 박정희와 이병철의 짝짜꿍에 짓밟혔어요.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해야할 일은 해야죠.
    정수장학회가 장물바구니라면 영남대는 뇌물바구니죠.

    오래 걸리겠지만 절대로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양심적 보수의 상징 경주 최부자 집이 박정희에 의해 어떻게 피눈물을 흘리게 되었나 살펴보았죠."

        - 지난해 12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한 교수가 보여 준 행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그의 이념과 가치관이다.


  • ▲ 2009년 6월 서울광장 사용 허가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특강을 하는 한홍구 교수.ⓒ 연합뉴스
    ▲ 2009년 6월 서울광장 사용 허가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특강을 하는 한홍구 교수.ⓒ 연합뉴스

    그는 2004년 7월 <한겨레 21>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의 김일성을 '자수성가형 민족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 글에서 김일성을 ‘일제의 압제에서 시달리는 조선 백성들을 구한 항일 투사이자 민족의 영웅’으로 묘사한다.
    본인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글 곳곳에는 김일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대한민국 건국세력에 대한 폄훼가 녹아있다.


    "김일성을 소련이 내세운 꼭두각시로 모는 것은 해방 직후에 남쪽에서 정권을 잡은 친일파들로서는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김일성에 대한 평가가 남쪽 사회 내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한 가지만은 분명히 해야 한다.
    친일파와 그 후예들이 김일성의 항일 투쟁을 깎아내리는 일만큼은 용인돼서는 안 된다.
    (중략)
    김일성에 대한 폄하는 곧 1930년대 후반 이래의 우리의 항일 민족해방 운동에 대한 폄하가 된다.

    김일성을 한국전쟁의 ‘전범’으로 규탄하는 일은 친일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탈출구였다.
    (중략)
    김일성은 자수성가한 전형적인 민중영웅이었지, 출생부터 신비스럽게 미화돼야 할 귀족영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제의 강제 동원이 극심해지던 때 사람들은 김일성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누구보다 부국강병에 기초한 근대화를 추구한 20세기형 민족주의자였다.
    그는 누구보다 철저한 실용주의자였다.

    김일성, 그는 레닌이 되기에는 너무 오래 집권했고, 호치민이 되기에는 일가친척이 너무 많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역사를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된다.
    나중에 비록 왜곡됐을지언정, 그가 세운 나라에는 분명 동학농민군의 꿈과, 의병과 독립군의 꿈과, 항일 빨치산의 꿈이 담겨 있었다.
    어린 누이가 빚에 팔려 첩살이 가는 것을 보고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이 당 간부가 되고, 장군이 되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된 그런 나라였다.

        - 2004년 7월 8일 <한겨레21> ‘20세기형 민족주의자 김일성’ 중 일부


    종북적 역사관 말고도 그의 특강을 반대하는 이유는 많다.

    그가 펴낸 책이나 논문, 기고문 등은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하나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해 대한민국 건국세력의 존재와 정통성, 업적을 비하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 건국 후, 한국이 일궈낸 고도경제성장이나 산업화 과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에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국부들은 '일제의 잔재'로, ‘반 통일세력’인 미국에 빌붙은 비열한 ‘친일파’에 불과하다.

    사회적 현안을 놓고 볼 때도 그는 늘 잡음을 일으켰다.
    특히 그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적극 지지하면서 이들을 후원하는데 앞장섰다.


  • ▲ 2005년 7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부일장학회 헌납 및 경향신문 매각의혹을 발표하고 있는 한홍구 교수.ⓒ 연합뉴스
    ▲ 2005년 7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부일장학회 헌납 및 경향신문 매각의혹을 발표하고 있는 한홍구 교수.ⓒ 연합뉴스

    반국가, 반정부적 성향도 매우 강하다.
    이것은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는 지금까지 베트남전 파병 한국군이 현지 양민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조국에 대한 비하를 서슴지 않았다.

    특히 그가 지은 <대한민국史>는 그의 친북·반미, 반국가, 반정부적 성향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문제는 이 책의 저자인 한 교수가 [전교조의 단골 초청 대상]이란 사실이다.
    실제 한 교수는 전교조 각 지부·지회로부터 ‘대한민국사 강의’ 특강요청을 받아왔다.

    최근 대구 여교사의 동영상 파문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백년전쟁-프레이저보고서]를 만든 [민족문제연구소]도 한 교수의 특강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김일성이 '항일독립투사'라는 주장을 정점에 둔 그의 특이한 근현대사관이 집약된 <대한민국史>가, 전교조와 민족문제연구소를 통해 친북·반미, 반정부 교육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 교수가 펴 낸 <대한민국사>는 주간지인 <한겨레21>에 연재한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으로 현재 4권까지 나왔다.

    근현대사를 정리한 역사책으로 분류되지만, 일반적인 역사책과는 거리가 있다.

    역사책 이라기보다는 한국 근현대 주요 사건에 대한 한 교수의 주관적 평가와 해석이 담긴 에세이에 가깝다.
    책에는 전편에 걸쳐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한 교수 특유의 부정적 시각이 녹아 있다.

    그에게 대한민국의 건국세력은 친일 잔재 청산을 가로막은 민족의 반역자이자, 미국의 놀음에 놀아난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반면 ‘자수성가형 항일투쟁가이자 민족영웅’인 김일성이 만든 나라에는 ‘동학농민군과 독립군’의 꿈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박정희’는 ‘이승만’의 뒤를 이어 총칼로 국민들을 협박한 폭군이었으며, 그의 딸인 ‘박근혜’는 유신의 공주마마라고 비난한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군사독재정권의 잔재가 남아있는 ‘병영국가’로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민주국가이고, 한국군은 베트남전에서 양민을 대량 학살한 잔인한 집단이라고 왜곡 선동하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위 책은 2008년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서적 문서에 이름을 올렸다.

    책을 통해 나타난 그의 왜곡된 근현대사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06년 7월 12일 <한겨레21> 618호
    [주미 대사도 외면한, 아아 노근리]

    가해자 미국보다 한술 더 떠 사건 은폐에 열 올린 한국 정부가 더 밉다.
    (중략)
    노근리 사건이 있고 채 20년이 되지 않아 우리는 베트남 중부에 무수한 노근리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한국전쟁의 학살의 고리를 끊지 못한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베트남판 노근리를 만들었듯, 노근리 학살의 고리를 끊지 못한 미군은 베트남에서 미라이 학살을 비롯한 300여 건의 학살사건을 일으켰고, 지금 이라크에서 또 민간인 학살의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2001년 10월 24일 <한겨레21> 381호
    [‘김일성 가짜설’ 누가 퍼뜨렸나]

    한국전쟁 당시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백선엽을 비롯한 만주군 출신 고위장교 다수는 간도특설대(間島特設隊) 출신이었다.
    김일성 부대를 치기 위해 일제가 조선청년으로 만든 간도특설대 출신의 백선엽이 이남 군대의 육군 참모총장이 되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일성과 싸운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좋은 그림일 수는 없었다.
    간도특설대나 만주군, 일본군 출신의 지휘관들이 아무리 민족의식이 없다 한들 자신들이 일본 천황의 부하로서 맞서 싸웠던 [항일투사 김일성]과 다시 맞붙게 된 사실을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중략)
    그러나 5·16군사반란으로 집권한 박정희의 경우는 사정이 달랐다.
    만주군관학교를 수석으로, 일본육군사관학교를 3등으로 졸업하고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라는 일본이름을 갖고 관동군 중위로 복무하다가 해방을 맞은 박정희로서는 분단상황에서 이북과의 정통성 경쟁이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김일성이 박정희보다 다섯살 위이지만 두 사람은 식민지 조선의 빈농 가정에서 태어나 만주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항일무장투쟁으로 명성을 얻은 김일성
    (중략)
    국경지의 주민들로부터 아들을 낳으면 김일성 같은 위인이 돼라고 빌었다고 할 만큼 추앙을 받고 있었다.

    반면 박정희는 일본육사를 졸업할 당시 육사교장으로부터 “모든 조선의 젊은이는 오카모도 소위를 본받으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2004년 5월 27일 <한겨레21> 511호
    [‘여호와의 증인’ 앞에서 부끄럽다]

    한국의 남성 판사들은 대개 법조인으로서 첫발을 군법무관으로 내딛게 된다.
    군법무관이 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집총거부자들을 항명죄로 처벌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간단한 사건도 공소장이 한 페이지는 된다지만, 집총거부자들의 공소장은 다섯줄 정도였다고 한다.
    한 사람을 3년 정도 감옥에 처넣는 판결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분여.
    아마도 한국의 법관들 대부분에게 군법무관 시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너무 쉽게 처벌한 것은 쉽게 잊어버릴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중략)
    일본의 극우파들이 ‘대일본제국의 마지막 군인’이라 찬양한 박정희가 다스리는 병영국가에서 군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들은 철저한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2004년 9월 2일 <한겨레21> 525호
    [박근혜가 사죄해야 할 조작 사건]

    박정희 시대는 10년 동안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있으며 많은 판검사들을 키워낸 법학자, 그것도 동생이 중앙정보부원인 사람조차 간첩으로 조작되는 그런 악마의 시대였다.
    최종길 교수가 죽고, 사법살인 인혁당 사건이 일어나 8명이 한꺼번에 처형을 당했다.
    재야의 대부인 영원한 독립군 장준하는 일본군 출신 박정희 정권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한국전쟁과 민간인 학살로 워낙 깨끗이 청소한 탓에 한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피를 덜 흘리던 한국이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대한민국史>는 객관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펴 낸 한 교수의 주관적 평가와 해석, 때에 따라서는 추론이 사실과 얽히면서 객관성을 잃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인물을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리는 등 논리적 허점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일성에 대한 그의 평가다.

    한 교수는 위에 언급한 글들에서 김일성을 만주벌 인민의 영웅, 항일독립투사, 자수성가형 민족 영웅으로 추겨세우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글에서 그는 이와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


    위 <‘김일성 가짜설’ 누가 퍼뜨렸나> 중 일부

    서대숙은
    (중략)
    해방 당시의 김일성“전설적 영웅의 이름을 자기 것으로 도용한 사실”이 있는 “33살의 무명청년”이었다고 주장했다.
    서대숙에 따르면 김일성은 “중국공산주의자의 일인으로서 중국인으로부터 교육과 훈련을 받고 만주에서 중국공산주의자들의 지도체계 속에서 승진하였던 이방인”

    스칼라피노와 이정식도 “김일성의 권력장악과정에서 소련의 지원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것은 조금도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며 “김일성은 이 무렵의 다른 어떤 정치지도자들보다도 외세에 밀착”되어 있는 소련의 ‘괴뢰’일 뿐이었다.
    (중략)

    다음 기회에 따로이 설명하겠지만 항일영웅으로서의 김일성의 명성은 식민지 조선의 특수상황 속에서 다분히 과장된 측면이 있다.


  • ▲ 2009년 8월 연합뉴스가 미 연방정부기록보존소(NARA)에서 입수한 미 군정당시 작성한 자료. 1948년 8월 1일자로 미군이 작성한 '북한의 한국인들' 이라는 극비자료는 미군정이 북한의 김일성을 항일 무장투쟁으로 명성을 얻은 진짜 '김일성' 행세를 하고 있는 가짜 인물로 판단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 2009년 8월 연합뉴스가 미 연방정부기록보존소(NARA)에서 입수한 미 군정당시 작성한 자료. 1948년 8월 1일자로 미군이 작성한 '북한의 한국인들' 이라는 극비자료는 미군정이 북한의 김일성을 항일 무장투쟁으로 명성을 얻은 진짜 '김일성' 행세를 하고 있는 가짜 인물로 판단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김일성이 항일독립투사가 맞다는 그의 주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2009년 8월 13일 <연합뉴스>가 미국 연방정부기록보존소(NARA)에서 찾아낸 기록에 따르면 이미 미국은 미군정 당시부터 김일성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군정은 김일성의 본명이 ‘김성주’이며,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항일 무장투쟁으로 명성을 얻은 ‘진짜’ 김일성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948년 8월 1일 미 군정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본명이 김성주인 김일성이 1924년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갔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당시 극비로 분류됐던 이 자료는 김성주가 김일성으로 둔갑한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실제 김일성의 형제가 김성주의 아버지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조카인 김성주가 작은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항일독립투사로 행세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자료는 김성주가 차분한 성격에 명석하고, 일을 할 때는 바로 핵심을 잡아 업무를 장악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기술했다.

    미 군정 자료는 김성주가 소련으로 넘어간 한국인들 중 한 사람이란 또 다른 ‘가짜 김일성설’도 소개하고 있다.

    김일성이 ‘가짜’라는 기록은 이밖에도 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보다 약 1년 앞선 1947년 9월 1일 미 군정이 작성한 ‘유력 한국정치 지도자 약력’에도 김일성은 본명이 김성주로 나와 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원구청은 한 교수의 근현대사 특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구청이 강행의사를 보이면서 좌편향 교육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이버안보감시단 블루아이즈는 구민들을 상대로 한 종북의식화 교육을 막아달라며 노원구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교육중지 소송과 함께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해마다 한 교수를 초청해 시민들을 상대로 종북의식화 교육을 하는 김성환 구청장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김 구청장은 전대협 1기 출신으로, 서대협 연대사업국 차장을 맡은 이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전대협 1기인 민주통합당 이인영(1기 의장), 우상호 의원(1기 부의장) 등과 동기다.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전대협을 배후조종한 주사파 지하조직 자주민주통일운동그룹(자민통)의 결의문은 충격적이다.


    위대한 수령님 김일성 동지와 우리의 지도자 김정일 비서의 만수무강과 한민전의 영도 아래 이 한 목숨 끊어질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 결단으로 나아가자.
    위대한 수령 김일성 장군님을 따라 숨통이 끊어지는 그날까지 죽음으로 혁명을 사수하며 조국과 민족이 완전 해방되는 그날까지 열사 헌신 하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10열일 앞둔 5월 말 ‘천안함으로 死대강을 감추려 하지 말라’는 주장을 펼쳐 비난을 받았다.

    당시 그의 발언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난 뒤 전 국민이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큰 충격을 줬다.

    김 구청장은 구청 직원 승진시험 논술과목에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서적을 넣었다.
    장하준 교수가 펴 낸 이 책은 반자본주의적 관점에서 현실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좌편향 서적이다.

    보수시민단체들은 구청장 선거에서 당선한 뒤 극렬 좌파 인사를 구청장직 인수위원장에 임명한 사실에 주목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 구청장은 나핵집 목사를 인수위원장에 임명했다.

    북한을 무단방북해 김정일을 찬양한 한상렬 목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의 구속반대 시위를 주도한 나 목사는 국보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좌파 종교인 중 한 사람이다.

    블루유니온은 18일 노원구청과 김일성 찬양발언 한홍구 특강에 대한 실체를 알리는 전시물을 노원구청 앞에 전시했다.


  • ▲ 안보시민단체 블루유니온이 노원구청 청사 앞에 내건 한홍구 교수 특강 규탄 현수막.ⓒ
    ▲ 안보시민단체 블루유니온이 노원구청 청사 앞에 내건 한홍구 교수 특강 규탄 현수막.ⓒ



    노원구의 종북 특강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쏟아지면서 구청측이 예정된 한 교수의 특강을 취소키로 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한겨레는 18일 노원구가 보수단체의 반대로 한홍구 교수의 근현대사 특강을 취소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구청이 직접 주최하리고 한 방침을 바꿨다.
    관내 시민단체인 마들주민회가 특강을 주최할 것.


    한겨레가 구청의 한홍구 교수 특강 취소사실을 보도했지만 일각에선 이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신문이 취소 사실을 기사화했지만 아직까지 구청 홈페이지나 보도자료 등에는 행사 주최를 변경했다는 내용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구청이 우호적 매체를 동원해 언론플레이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최가 바뀔 뿐 한 교수의 특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사실은 다를 것이 없다는 점에서 구청 측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