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내부는 요즘 고민과 기대가 교차한다. "10월 말까지 (정동영 후보) 지지율을 30%를 확보하겠다"던 오충일 대표(10월 15일)의 주문과 달리 정 후보의 지지율은 10%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30일 KBS의 여론조사(20.2%)에서 20%를 넘어선 것에 위안을 삼고 있지만 당초 계획 보다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정 후보도 지지율에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파상 공세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꿈쩍 않고 있는 점은 통합신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통합신당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전환점에 반색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로만 돌던 이회창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가 점차 가시화 되고 이 문제가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 간 갈등을 촉발시키자 통합신당은 활기를 찾고 있다. 적진분열 만큼 지금의 대선정국을 뒤흔들 효과적인 카드는 없다는 게 통합신당 측 설명이다.

    이 후보에 대한 공격소재로도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 다는 것이 얼마나 불안하면 이 전 총재 출마할 생각을 하겠느냐"는 논리를 설파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퍼진 뒤부터 통합신당은 여론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3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오 대표는 "요즘 당 밖에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통합신당 역시 이 전 총재의 출마로 요동칠 대선정국을 예측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오 대표는 "도시도 그렇지만 지방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분위기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때는 이명박씨가 도덕적 결함도 있고 부동산 투기나 여러 가지 행태가 있지만 '그래도 이명박 후보가 대안이다'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런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최근 들어 이명박이란 사람이 '정말 대통령 해도 될 것인가' '대통령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그런 회의가 점차 확산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점은 한나라당 안에서도 상당한 동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오 대표는 최근 정가를 흔들고 있는 '이회창 무소속 출마설'을 들었다.

    그는 "예컨대 전 대통령 후보였던 이회창씨의 3선 도전을 앞에 놓고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고 본인도 굳이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면서 "모 언론사 사람이 갑자기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나를 보고 '이회창씨가 출마를 할 것 같은데 어떨 것 같나'고 묻더라"고 소개한 뒤 "별 코멘트 안했지만 그런 정도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불안하기에 한나라당의 원로인 이회창씨도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 장고에 들어간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명박씨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