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이어 '친박' 용퇴도 주장...의총선 "당신이나 나가라" 총공세 몰려
  • ▲ 한나라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 ⓒ뉴데일리
    ▲ 한나라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 ⓒ뉴데일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MB 정권 핵심-실세 용퇴론’에 이어 친박(박근혜)계 용퇴론을 제기했다.

    이 위원은 30일 MBN 뉴스M에 출연, ‘친박계 의원도 용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박근혜 위원장이 말하는 ‘쇄신의 대상이 우리 모두’라는 것이 바로 그런 얘기”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친박계 의원의 용퇴와 관련해 “해당 지역도 식상한 분위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총선에서 젊고 이력서가 반듯하면 유권자들은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그런 사람을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4년에 탄핵 역풍 속에서 당시 박근혜 대표가 총선에서 선전했던 것은 당시 지도부였던 분들이 우리 시대는 다 끝났다고 용퇴했기 때문에 박 대표가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했고 그 점을 보고 유권자들이 정당이 새로 변화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원은 비례대표 수용 여부에 대해 “저는 공천절차와 기준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하면 이해가 충돌하게 된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의 비대위 참여에 대해서는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우리나라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 수많은 의원들은 과거 이상돈 위원이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한 것과 관련, “당의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위원 본인부터 용퇴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31일 오전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친이계 의원들은 ‘김종인-이상돈’ 두 비대위원의 ‘사퇴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한나라당 의원총회 현장] 친이계, 김종인-이상돈 사퇴 공식요구

    친이(親李)계가 마침내 폭발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친이계 의원들은 ‘현 정권 핵심-실세 용퇴론’을 주장한 김종인-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의 사퇴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작정한 듯 했다. 당초 이날 의총에서는 새해 예산안과 부자증세, 미디어렙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이날 의총에 참석하자 권성동, 권택기, 장제원, 조해진 의원은 일제히 당내 분열과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두 비대위원을 정면 겨냥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우, 과거 동화은행 뇌물수수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점을 타깃으로 삼았다.
     
    ‘천안함 폭침 부정’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해서는 당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그 이면에는 김종인-이상돈 두 비대위원이 ‘MB 정부 실세 용퇴론’을 주장한 데 대한 강한 반발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교수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교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위원은 비리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으로 이런 분이 쇄신을 외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상돈 위원은 당 정체성 문제로 용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의원은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비대위원이라면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며, 그래야 비대위의 결정에 이해당사자가 승복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비리 전력자이자 ‘차떼기 원조’인 인물로는 국민 감동이 없을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물로의 비대위원 교체를 요구했다.

    조해진 의원은 “김종인 위원의 부패 전력은 국민 정서상 용납이 안될 것이다. 한나라당을 부패정당이라고 하는 시각이 있는데, 그런 것에 관대하고 둔감한 정당이지 않느냐”고 밝혔다.

    권택기 의원은 ‘천안함 폭침 부정’으로 논란이 된 조용환 헌법재판관 내정자와 이상돈 비대위원의 문제가 함께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조 내정자 선출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는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권 의원은 “직전 지도부가 조용환 내정자 선출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입장을 당론으로 한다면 이상돈 위원은 (당 정체성에) 맞지 않고, 만약 조 내정자 선출안을 자유투표로 한다면 당 정체성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은 “한나라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해야 쇄신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도 다양성이 필요한 만큼 자유 투표를 통해 조 내정자 선출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결국 당 지도부는 조 내정자 선출안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오후 의총을 다시 열기로 했다.

    이날 오전 의총에 참석한 박근혜 위원장은 비대위원 사퇴 요구에 대해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