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평양올림픽 비판 두렵긴 두려운가" 국민의당 "치열한 토론과 정쟁, 구분돼야"유승민 "여당 원내대표 때 할 말 다했는데… 민주당, 행정부 견제 기능 실종"
  •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여야가 정쟁 중단 선언을 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나머지 야당들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어이가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평화는 나라의 기틀이고 근간으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이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하기를 바란다"며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여야가 정쟁 중단 선언을 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평양올림픽이라고 비판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두렵긴 두려운가 보다"라며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우원식 원내대표가 정쟁을 중단하자고 나섰다"고 응수했다.

    이어 "평양올림픽 논란을 평화올림픽이라고 우기고 심지어 경제올림픽이라고 우기는 것 자체가 정쟁"이라며 "문재인정권과 민주당은 정쟁을 멈추고 평양올림픽을 평창올림픽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구에서 통합 행보를 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오히려 정부여당이 정책적인 부분을 정쟁화를 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정부라면 정책적 부분은 서로 논의하고 토론하고, 사법적 영역은 사법부에 맡기면 되는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에서 여당이 어떻게 하면 제대로 역할을 할지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본인(우원식 원내대표)의 시각이 그동안 야당이 정쟁만 해왔던 시각"이라며 "민주당에 대해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집권여당 시절 대통령에 어떻게 했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비판을 무릅쓰고 청와대에 직언을 거듭했던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를 가리켜 "정부·여당을 오래 했지만 할 말을 다했다"며 "민주당이 지난 8개월 하는 것을 보니 여당으로서, 여당 이전에 국회인데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완전히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보고 정쟁하지 말라는 것은 어이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과거에는 올림픽 같은 국가적 사안에 있어 초당적 협력이 이뤄졌다"며 "이번에 그렇지 않아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이날 제기된 우원식 원내대표의 '정쟁 중단' 발언은 대통령의 하명(下命)에 따른 제안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으로, 야당이 공세를 펴는 것에 자제를 촉구해 일시적인 모면을 꾀하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나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실을 찾아가 "2월 임시국회 논의와 정쟁 중단 등을 모여 얘기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동철 원내대표는 "정당은 지지기반, 계층, 국가와 미래에 대한 배경, 철학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치열한 토론을 하는 게 맞다"며 "그것을 정쟁이라 하면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고, 나의 좋은 점은 상대가 받아들이게 해 하나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치열한 토론과 정쟁은 구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