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민주시민교육' 재점화 전망보수 교육감 확장세 4년 만에 꺾여
  • ▲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5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5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6·3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전국 교육권력을 사실상 탈환했다. 2022년 보수 진영 약진으로 흔들렸던 '진보 교육감 시대'가 4년 만에 부활하면서 학생인권조례와 민주시민교육 등 진보 교육정책도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4일 오전 0시 30분 기준 개표 결과를 보면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은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울산, 경남, 제주 등 12곳에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정근식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경기에서는 안민석 후보가 현직 교육감인 임태희 후보를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교육감 선거는 2009년 이후 진보 성향 후보들이 당선되다 2022년 보수 진영이 처음 승리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4년 만에 다시 진보 진영이 교육 수장을 탈환한 것이다. 

    전남·광주 통합교육감 선거에서도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진보 진영은 교육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진보 진영은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곳을 석권한 데 이어 2018년에는 14곳까지 늘리며 교육계 주도권을 장악했다. 당시 교육 현장에서는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2022년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이 약진하며 진보 9곳, 보수 8곳으로 균형이 맞춰졌다. 당시 형성됐던 보수 교육감 확장세가 이번 선거를 거치며 다시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대거 복귀가 향후 교육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민주시민교육이다. 이재명 정부는 민주시민교육 확대를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민주시민교육팀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연계헤 학교급별 선거교육 등을 담은 '2026년 민주시민교육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경남교육청도 지난 3월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 시행규칙'을 공포하며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교육 등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이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비판해 왔다. 실제 이번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도 해당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진보 교육감 시대의 부활이 가시화되면서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갈등 역시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학생인권조례는 성별, 종교,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전국 7개 시·도에서 시행 중이다.

    보수 진영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을 초래했다고 지적해 왔다. 충남과 서울에서는 지방의회가 폐지안을 의결하면서 교육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이병학 충남도교육감 후보 등 보수 후보들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진보 교육감들이 다수 당선될 경우 관련 조례 유지와 확대 요구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 정책 역시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교육과정·수업·학교운영 전반을 혁신적으로 꾸려가는 자율학교를 표방하며 학생 참여형 수업과 학교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학력 저하 논란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공동 공약으로 제시한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도 향후 교육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근식·안민석 후보 등 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들은 지난달 '교육 대전환 공동 공약'을 통해 ▲내신·수능 절대평가 체제 전환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속 추진 등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