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서울시민 53.9% "탄핵 기각돼야"前대사 "계엄군의 여심위 점령→여론조작 어려워"부방대 "尹지지율 더 오를 것 … 청년 참여 고무적"시민들, 군가 '멸공의 횃불' 떼창 진풍경도 펼쳐져예비역장군 "경비단, 경호처 지시받아야… 김선호 월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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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의 10일 밤은 혹한 속에서도 뜨거웠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국제루터교회와 한남초등학교, 둥지부동산 인근에는 우파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보낸 어묵차, 커피차 등 푸드트럭, 시민단체들과 우파 커뮤니티 등이 보낸 난방버스 10여 대가 줄줄이 들어서 있었다.
시민들이 군가 '멸공의 횃불'을 '떼창'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가운데, 2030 MZ세대 청년들은 계속해서 연단에 올라 계엄의 정당성과 탄핵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현장의 고무된 분위기는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에브리뉴스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주)에브리리서치가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조기 대선 전망'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응답한 서울시민이 53.9%에 달했다.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지역 응답자의 53.9%가 "25년 1월 8~9일(양일간)탄핵을 기각해서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44.8%가 "탄핵을 인용해 조기 대선을 해야한다", 1.3%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는 RDD를 활용한 무선 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 퇴직 외교관 "계엄군의 여심위 점령,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로 이어져"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한 60대 퇴직 외교관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동향과 관련해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투입된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윤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모든 여론조사기관은 여심위가 제공하는 유권자 전화번호 리스트에 기반해 여론조사를 한다. 그런데 여심위는 여론조사기관에 70~80%가 좌파 성향, 20~30%가 우파 성향인 사람들의 연락처를 제공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선관위가 사전투표용지에 바코드가 아닌 QR코드 사용을 고집하고 있는 행태를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선관위는 투표지의 QR코드 이미지를 전자개표기로 떠 놓는다. 그동안 최소 5년 이상의 선거를 치르며 유권자의 정치성향에 대한 빅데이터가 QR코드를 통해 축적돼 있을 것이다. 여심위는 이번 계엄 사태로 자신들의 행태가 의심받는다는 걸 알고 겁을 먹고 편파적인 리스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의 기본 지지율을 최소 30%는 된다고 본다. 그동안 10%대가 나온 것은 여심위가 계속 조작된 리스트를 제공했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부방대 천창룡 "尹대통령 지지율 더 오를 것 … 청년들 참여 고무적"부정선거방지대(부방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집회 현장에서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컵라면과 따뜻한 커피를 24시간 제공하고 있었다. 부정선거 투쟁을 위해 2016년 부산 거제도에서 올라왔다는 50대 남성 천창룡 씨는 자신이 부방대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고 밝히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햇수로 10년째 투쟁 중이라는 그는 2030 MZ청년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이례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비상계엄의 목적은 부정선거 진상 규명이다. 부정선거를 척결해야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재, 예산독재, 줄탄핵을 막을 수 있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위기에 처해 있는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며 "나는 허리, 다리, 목 등 전신 수술을 할 정도로 장애가 심한 데다 몸살까지 왔지만,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가며 이렇게 탄핵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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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청년 "尹 대통령의 계엄령은 '계몽령' … 다친 사람도 없다"이번 '집회 정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2030 MZ세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을 '계몽령'으로 부르고 있다. 국제루터교회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즉석 연사로 나선 한 20대 청년도 이번 계엄령이 국민을 일깨운 '계몽령'이었다고 평가했다.이 청년은 "계엄 전에는 윤 대통령이 좀 무능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언론을 보면 항상 민주당에 당하면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계몽'을 계기로 공부한 결과, 윤 대통령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부정선거로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입법 독재를 했다"고 비판했다.이어 "누군가는 '민주당이 잘못했어도 대통령은 계엄을 하면 안 됐다' '국민과 소통하면서 평화적으로 해야 했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렇게 해오지 않았는가. 그러나 국민들은 귀 닫고 언론은 가짜뉴스만 퍼뜨리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해왔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하고 싶어서 했는가. 대통령 담화문 전문을 보라. 대통령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계엄을 선포했다. 계엄 때 손가락 하나라도 다친 사람이 있는가. 국민이 혼란해할까 봐 여섯 시간 만에 국회의 요구대로 계엄을 해제했는데 왜 아직도 '계엄' '계엄'거리고 있는가"라고 질타했다.국제루터교회 앞 육교 인근에서는 경기도 일산 지축동에서 '카페 401'을 운영하는 30대 남성 박정도 씨는 '슈크림 붕어빵'을 구워 탄핵 반대 집회 참여자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박 씨는 "윤 대통령 탄핵은 부당하다"며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아 믿지 않는다. 우파 유튜브를 통해 나도 집회에 참여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돼 나왔다"고 말했다. 박 씨가 "재료비를 후원해 주시면 계속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한 60대 여성이 "소액이지만 후원하고 싶다"며 붕어빵 기계 앞에 적힌 후원 계좌로 후원금을 입금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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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가 '멸공의 횃불' 떼창 진풍경 … 예비역 장군 "김선호 직무대행 월권"시민들이 군가 '멸공의 횃불'을 '떼창'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떼창' 현장을 휴대폰에 담고 있던 윤 모 예비역 육군 장군은 '대통령 관저를 경비하는 55경비단은 대통령경호처의 지시를 받는 게 맞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맞다"며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국방차관)은 최근 대통령경호처에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 차관이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윤 장군은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말이 맞다"며 "55경비단의 임무는 국가보안시설이자 군사기밀보호구역인 대통령 관저의 외곽을 경비하는 것이므로 대통령경호처의 지휘를 받아 외부인의 무단침입이나 공격에 대해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민주당과 공수처, 경찰이 자꾸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하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대통령의 내란죄를 수사로 입증할 자신이 없기에, 체포를 통해 대통령의 이미지를 훼손해 여론전을 펼치려고 한다. 체포는 수사과정의 한 방법이다. 체포하지 않고 서면을 통해서 수사할 수도 있고 다양한 방법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