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 계엄 후 당내 분위기 최고조신속 탄핵 발의 후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조기 대선 가능성 높아지며 이재명도 여유
  •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계엄 소동 후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기만 하다. 민주당이 목표하던 조기 대선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비상계엄의 '반작용'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제 윤 대통령이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여당에서도 없을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임기를 줄일지에 대한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른 시일 대선을 치를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민주당 내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계엄 소동 이후 발 빠르게 '정권 퇴진 공세'로 방향을 잡았다.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야 5당과 공동 발의했다. 탄핵안은 5일 자정을 넘기자마자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됐고, 이르면 오는 6일 표결에 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을 망설이던 민주당이 계엄령으로 판세가 기울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탄핵 외에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임기 단축 개헌은 물론, 탄핵 부결 시 여론전 강화 등을 놓고 당 지도부가 연일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이 대표를 비롯한 당 핵심 인사들이 윤 대통령 퇴진 분위기를 만들고자 5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대국민보고대회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다. 오는 7일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단체 주도로 열리는 장외집회에도 이 대표가 직접 연설대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새벽에 본회의를 개최하는 정국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몸은 좀 힘들어도 아무래도 분위기가 나쁠 수는 없지 않느냐"고 귀띔했다. 

    이 대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비상시국대회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비판하면서 "꿈인 줄 알았다"며 "옆에 이언주 의원이 '꼬집어 드릴까요'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비상시국대회 직후에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입수한 '계엄군 수갑'을 보며 "누가 이거 한번 차봐"라고 해 주변 인사들이 미소를 보였다. "이거 나 채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지"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런 모습은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재판 1심 선고 당시와 확연히 상반된다. 이 대표는 법정에 들어서고 재판 종료 후 국회로 복귀해서도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간단한 소감을 말한 뒤 묵묵히 갈 길을 재촉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10년간 피선거권을 잃는다. 선거법 재판은 2심과 3심에서 각각 3개월 안에 판결을 내리게 돼 있다. 

    이르면 오는 5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민주당에 반전의 기회가 됐다. 김건희특검법을 통해 윤 대통령 퇴진 정국으로 가려 한 민주당에 큰 호재가 넝쿨째 굴러들어 온 것이다. 

    이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로 불리는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워낙 큰 오판을 해서 이미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계엄령은 웃고 말할 수 있는 소재 자체가 아니다. 사석에서라면 모르지만, 카메라가 있는 곳에 계엄령을 웃음으로 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6일 탄핵안 표결에 나선다. 범야권 의석이 192석에 불과해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민주당은 탄핵이 부결되더라도 지속적인 재발의를 통해 정부·여당을 압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은 당론으로 탄핵 반대를 분명히 하고 이를 막아내겠다는 각오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엄정한 현실과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범죄 혐의를 피하고자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또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