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상임위서 양곡법 단독 처리 … 與 "입법 폭주"야당발 상법 개정에 경제·고용률 살얼음판 예고與 "쇠뿔 바로 잡다 소 죽이는 꼴 …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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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 안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를 최대한 신속하고, 강력하게,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생에 부담이 가중될 법안을 연이어 강행할 태세다. 혈세 낭비로 지적받는 양곡관리법을 심야 국회 상임위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데 이어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재계와 민생은 신음하고 있다.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밤 민주당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을 두고 충돌했다.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어제 농해수위에서 법안소위, 안건조정위원회, 전체회의 날치기 3종 세트를 선보였다"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전날 밤 농해수위에서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양곡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등 네 건의 법안을 심사했다.이 중 양곡법은 쌀 가격의 폭락 또는 폭락 우려 시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거나 대책을 의무적으로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양곡법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오히려 더 저해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내놓는 견해다.농산물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할 시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고, 이는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과잉 생산과 가격 하락의 악순환은 세금 낭비와 농업 발전의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농총견제연구원은 민주당의 양곡법이 시행되면 추가로 1조4700억 원이 필요하고, 2030년에는 연간 3조 원 이상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이에 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들은 양곡법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혈세 낭비 입법"이라고 비판했다.아울러 정부는 이미 올해 쌀 초과 생산량보다 더 많은 20만 톤을 시장 격리하겠다고 지난달 15일 발표했다. 이는 2024년산 쌀 초과 생산량 5만5000톤보다 14만4000톤 많은 수준이다.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수입안정보험 확대, 8만 ha(헥타르) 규모의 벼 재배 면적 감축을 목표로 한 '벼 재배 면적 조정제'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고민하라"고 촉구했다.이와 함께 여야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총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하지만 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종국에는 한국 경제와 고용률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정·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총주주'로 확대하면 회사는 소송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분을 확보한 해외의 투기적 행동주의 펀드 등 공격에 노출되고, 중장기적으로도 의사 결정에 제약이 따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상법 개정안은 기업을 옥죄는 독소조항투성이의 악법"이라고 비판했다.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은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며, 어떠한 의사 결정도 줄소송의 대상이 될 것이 뻔하다"며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나 과감한 투자를 하기보다 소송 대응과 해외 투기 자본 공격에 대한 방어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궁극적으로 주주 모두의 가치를 훼손하고, 기업 발전에 역행할 우려가 크기에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살해한다는 뜻)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며 "야당은 상법 개정안과 불법파업조장법 등 기업의 발목을 잡고 경제 일선을 혼란으로 몰아갈 입법을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정부·여당과 머리를 맞대 달라"고 했다.한국경제인협회와 삼성·SK 등 국내 주요 기업 16곳의 사장단도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한경협이 주요 기업과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9년 만의 일로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성명을 낸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재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대목이다.이들은 전날 성명에서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가 자칫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질 수 있다"며 "상법 개정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