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엇박자 내면 축출 … 韓, 돌파구 찾아야"대통령-與 끊임없이 불화했던 盧 정부 보는 듯""신뢰 관계 회복부터" vs "당정 차별화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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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뉴시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남을 두고 정치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취임 후 세 명의 여당 대표와 일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과 함께 한 대표가 자신의 정치 인생과 당의 미래를 위해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2일 정치권에서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차담'으로 이뤄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을 두고 반응이 엇갈렸다.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대통령이 경청했고 고심할 것"(강명구 의원)이라며 윤 대통령을 비호했지만,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실패한 빈손 회담", "홀대"(김종혁 최고위원)라는 비판이 일었다. 김건희 여사 논란과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한 대표의 제시 방안이 민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 차이에 부딪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자리 배치를 두고도 잡음이 일었다. 전날 면담에서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란히 앉았던 영수회담과 달리 한 대표를 마주 보고 앉았다. 한 대표는 배석자인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았다.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 대표를 '당정 파트너'가 아닌 '손아랫사람'으로 보는 윤 대통령식 서열 정리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당정 관계를 상하 관계로 보는 윤 대통령의 인식은 더욱 두드러진다. 대선 승리를 함께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와는 지속적으로 티격태격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여당을 수직 관계로 설정하려는 대통령실에 대한 불만이 컸고, 둘은 결국 정치적으로 완전히 갈라섰다.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체제도 윤 대통령의 무게감을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무너졌다. 친윤 후보라며 전당대회 내내 윤 대통령과 밀착 관계를 강조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와 자신의 총선 출마를 두고 마음이 엇갈렸다.윤 대통령은 당시 김 전 대표가 '지도부 용퇴'로 배수진을 치고 총선을 안정감 있게 진두지휘하기를 바랐지만, 김 전 대표는 출마 의지를 굳혔다. 결국, 김 전 대표의 취임 9개월 만에 사건은 사퇴로 마무리됐다.전날 면담에서 윤 대통령식 서열 정리와 집권여당과의 입장 차이만 재확인됐다는 당 안팎의 평가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이른바 '검찰 스타일'에 전혀 변화가 없고, 과거 검사 시절엔 각별한 관계였던 한 대표를 향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시각이다.일련의 상황에서 한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과의 스킨십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해 먼저 신뢰 관계를 회복한 뒤 대통령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끊임없이 불화하고 실패했던 노무현 정부 때를 보는 것 같다"며 "대표가 갈등을 외부로 노출시키고 키우는 대신 내부에서 조정하고 갈등을 치유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화합' 대신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은 여당 대표를 '손아랫사람'으로 보는데 대통령의 지시로 움직이는 것이 정당의 기능은 아니다"라며 "당이 민심에 둔감한 대통령을 계속 쫓아갔다가는 진영 자체가 무너지기에 당은 당대로 차별화된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