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화영 위메프 대표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었던 상품권의 늪""구영배, '자금 확보' 등 내외부에 전한 이야기 서로 달라"구영배 "'미정산' 예견 못 해" … 1.5조 정산대금 편취 혐의도 '부인'
  • ▲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지난 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및 환불지연 사태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09.19. ⓒ서성진 기자
    ▲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지난 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및 환불지연 사태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09.19. ⓒ서성진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이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차례로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하고 있다.

    류화영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2분께 회색 검찰 승합차를 타고 검은 정장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검찰 호송차량에서 내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류화영 대표는 기자들의 "미정산 사태를 올해 초부터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상품권 정산이 조금 지연된 것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작년 말부터 지인들에게 위메프가 '빚의 늪'이라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 상품권 (발행)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또다시 늘어나서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었던 상품권의 늪이라는 취지에서 '빚의 늪'이라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했다.

    큐익스프레스에 위메프 물류 일감을 몰아주도록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감 몰아주기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배송비 500원 지원'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면서도 "큐익스프레스가 잘 되기 위해 물건을 더 팔아주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함께 했다"고 했다.

    구 대표가 미정산 사태를 주도했냐는 질문에는 "구영배 대표가 주도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나도 잘못했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모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구영배 사장이 자금을 구하는 것과 여러 가지 외부에 이야기하는 것과 내부에 이야기하는 것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위메프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서 복귀했다"며 "기존 회사 대비해서 연봉도 희생하고, 1년 뒤 흑자를 만들기 위해 신용 대출도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회생을 회피하기 위해서 류광진 대표와 공모했다는 부분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한 뒤 법원으로 향했다.

    류광진 대표 역시 10시38분께 검찰 승합차를 타고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기자들의 "미정산 사태를 주도한 것이 구영배 대표라는 입장이냐", "큐텐으로부터 지시받은 것이 있느냐", "금감원에 허위로 보고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구영배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5분께 법원에 출석해 "(미정산 사태를) 2년 전부터 알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고 답했다. 또한 "1조5000억 원대 정산대금 편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입점 업체들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상황을 숨긴 채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950억 원 상당의 물품 판매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또 다른 자회사인 티몬과 위메프를 동원해 일감을 몰아주고 티몬·위메프에는 역마진 프로모션 등을 시행하도록 지시해 티몬에 603억여 원, 위메프에 89억여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각 계열사들의 재무 기능을 그룹의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뒤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미정산 사태 약 2년 전에 위기 징후를 감지했지만 금융감독원에 2022년 말 기준 미정산 금액을 5000억여 원에서 460억여 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허위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사안의 중대성, 증거 인멸 가능성,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