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위해 티몬·위메프 동원한 혐의구영배, 2022년 9월 티몬 인수 직후 파산 가능성 언급류광진·류화현 대표도 정산불능 사태 예견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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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이종현 기자
물류업체 큐익스프레스의 실적을 부풀려 나스닥 상장을 노린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불능 사태를 약 2년 전부터 예견했음에도 이를 은폐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지난 4일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구 대표 등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에 합계 692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를 인수하면서 티몬·위메프 자금 총 671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검찰은 구 대표가 큐텐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또 다른 자회사인 티몬과 위메프를 동원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에 티몬과 위메프 상품을 배송하도록 일감을 몰아주고 티몬·위메프에는 역마진 프로모션 등을 시행하도록 지시해 상품 판매량을 늘리면서 큐익스프레스의 물류 거래량을 부풀리는 등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보는 것이다.또한 자회사들의 각 계열사들의 재무 기능을 그룹의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뒤 계열사 자금을 임의로 위시 인수에 사용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판매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입점 업체들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상황을 숨긴 채 돌려막기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관여하거나 지시했다고 파악했다.검찰은 구속영장에 "구 대표 등이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기 위해 티메프 주주나 채권자, 다수의 소비자, 소상공인 등의 이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돌려막기식 운영으로 티메프를 빈사 상태로 운영하며 온갖 위법·탈법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착취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구 대표 등 경영진이 약 2년 전부터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불능 사태를 예견하면서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심도 제기하고 있다.구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한 직후 다른 경영진에게 '티몬은 날아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뽑아갈 것 뽑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류광진 티몬 대표 역시 2022년 12월 '길어야 6개월이 시한부인데 걱정이다. 이제 상품권도 거의 최대치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올해 초부터 정산대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큐텐 재무본부장에게 '정산대금 미지급은 시스템 장애, 집계 오류 때문이라고 하겠다'며 허위 해명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큐텐 재무 본부장 이모씨도 지난해 10월부터 티몬과 위메프에 판매한 상품권 대금 정산이 늦어지자 주변에 '티몬과 위메프의 생사가 왔다 갔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 대표가 이러한 회사의 자금 상황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구 대표는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자금에 대해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배한다고 해서) 자금을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고 증언했다.영장에는 큐텐그룹과 티몬·위메프 경영진이 2022년 말 기준 5163억 원에 달한 미정산 금액을 462억 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적시됐다.구 대표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오전 열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