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대 증원 둘러싼 대통령실의 접근 방식에 불만"개혁 의지는 알겠지만 접근 방식 매끄럽지 못해""대통령실 고위직, 응급실 반나절이라도 직접 봐야"
  •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국민의힘 제공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에서 의대 증원에 관한 대통령실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료 대란 사태를 바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과 현장의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일면서 당내에서는 대통령실 참모진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최근 의정 갈등 중재안을 제시한 것을 기점으로 그간 잠재돼 있던 대통령실에 대한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접근 방식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의료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와 개혁의 이유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절차에 아쉬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현장은 그렇지 못한데 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될 것이라는 인식은 우려스럽다"며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의 눈과 귀를 민심과 현장에서 멀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정 브리핑에서 추석 응급의료 공백 위기에 대해 "여러 문제는 있지만, 비상 진료 체계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의료계를 비롯해 여론은 우려를 나타냈다.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현장 상황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을 전후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안'을 제시해 온 한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이 냉각되자, 전날 의료 현장의 상황을 긴급 점검하기 위해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공개, 최소 인원으로 다녀왔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고,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실이나 정부가 바라보는 (의료대란) 상황과는 달리 바라보고 있다"며 "응급실의 상황은 숫자로 얘기할 게 아니라 국민이 느끼고 실제로 의사들이 느끼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유연한 태도와 대화를 요구했다. 그는 "이제는 다 알고 있지 않나. 의료계에서 다른 개혁도 하고 다 좋은데, 결국은 (증원) 숫자가 문제 아니냐"라며 "여지를 두고 조금 유연한 태도로 대화의 창구를 열어둘 필요는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현재 의료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대통령실의 인식에 대해 "대통령실에 있는 고위급 직급자나 장·차관 등이 응급실에 반나절이라도 상주하면서 실제 상황을 파악한다면 얼마나 위중한 위기인지 금방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2025년 의대 증원안을 1년 유예하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을 도출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인데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2025년 정원을 증원하지 않고 1년을 유예한 다음, 그 기간 공론화위원회를 만들고 정확하게 증원하자는 것"이라며 "증원할 규모를 산정하고 공감대를 얻어서 진행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 테이블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많은 국민은 의료 현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달 첫목회(국민의힘 3040 소장파 모임)에서 의정 갈등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불러 토론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투톱'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여전히 한 대표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정부의 의료개혁을 강력히 지원하겠다"며 대통령실의 의대 증원 방향에 힘을 실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당은 정부와 함께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최소화되고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면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