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런', '안심소득' 등 '약자와의 동행' 철학 성과오 시장 "서울런에 들인 예산은 제 값을 톡톡히 했다"정부가 할 일을 서울시 예산을 들여 중복 지원한다는 지적도
  • ▲ '서울런 우수학생 후기 간담회' 모습.ⓒ서울시
    ▲ '서울런 우수학생 후기 간담회' 모습.ⓒ서울시
    "인터넷 강의, 교재 비용 모두 버거워 학업은 먼 산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서울런'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대학 진학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세종대 합격 후 반수를 거쳐 올해 서울시립대에 또다시 들어간 이모 군이 지난 21일 열린 '서울런 우수학생 후기 간담회'에서 밝힌 사연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울런을 통해 희망을 맛본 11명의 학생들이 진솔한 경험담을 나눴다.

    어렸을 때 몸이 좋지 않아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김모 양은 올해 성균관대 의과대학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앞길이 막막해 낙담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서울런 덕분이라고 김 양은 강조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이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런은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가구의 6~24세 학생들이 유명 사설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1대 1 멘토링도 제공해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철학이 배어 있는 대표 사업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지난해 9월 미국 예일대의 강연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반대 측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구분 없이 공짜 점심을 주자는 것이었고 저는 부자에게 줄 돈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에게 학비도 도와주자는 입장이었다"며 "지금도 그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런에 대해선 "한국에서는 학원이라 불리는 사교육으로부터 추가적인 도움을 받아야 좋은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라며 "서울런을 통해서 단 한 명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하더라도 서울런에 들인 예산은 제 값을 톡톡히 했다고 굳건히 믿는다"고 강조했다.
  • ▲ 오세훈 서울시장.ⓒ뉴데일리DB
    ▲ 오세훈 서울시장.ⓒ뉴데일리DB
    오 시장은 공정한 교육 기회의 사다리를 제공하는 '서울런', 기존 복지시스템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안심소득', 노숙자, 저소득층 대상 철학·역사 등 인문학 수업을 여는 '희망의 인문학' 등을 민선 8기 시정 가치인 '약자와의 동행'의 대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저소득층 학생 온라인 학습 무료 지원 사업은 이미 서울시교육청과 EBS 등 많은 공기관에서 진행 중인 사업으로 굳이 서울시에서 재원을 마련해 중복으로 지원할 필요가 없는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당시 오 시장과 겨뤘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저소득층 교육격차 해소는 분명 필요히자만 진정한 교육격차 해소는 공교육 체제 내에서 혁신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오 후보의 서울런은 그저 세금으로 사교육계 대기업들의 배를 불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년 전 재보선에서 오 후보는 부잣집 자제분한테까지 드릴 재원이 있다면 가난한 집 아이에게 지원을 두텁게 해서 이른바 교육 사다리를 만들자라며 차별적 계급의식을 보였다"면서 "그 논리가 선별적 무상급식의 논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 선거에서 오 시장은 득표율 59.05%을 얻어 39.23%에 그친 송 후보를 압도적으로 꺾고 승리했다. 서울시민들이 그의 약자와의 동행 철학에 크게 호응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총선 당시에도 당 핵심 인사들에게 약자와의 동행과 관련한 일을 (당에서) 공약으로 실천하자고 했다"면서 "오 시장으로서는 당이 왜 약자와의 동행을 총선 전략으로 활용하지 않았는지 답답함이 있는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