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前 vs 後…정쟁 수단 전락에 연기론 솔솔참패 책임 논란 공방은 계파 갈등으로 확전총선백서 논란에 힘 실리는 韓 전대 출마론"각종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백서 의미 희석"
  • ▲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 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TF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 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TF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구성된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가 '책임론 기술'을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처절한 반성을 통해 다음 총선 필승 의지를 다졌지만 제대로된 반성도 전에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한 만큼 좌초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백서 특위 관계자는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선백서 발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사기가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한동훈 책임론'의 기술 여부였다. 당초 특위는 총선 정국에서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에 대해 다룰 예정이었다.

    이에 총선 참패 원인 분석 설문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비롯해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에 대한 평가 항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는 당 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특정인의 책임을 명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은 공개적으로 "한 전 위원장에게 (유세) 와 달라고 했던 분들이 지금 와서는 '그것 때문에 졌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를 기점으로 세력이 약해진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전 위원장의 정계 복귀를 막고자 특위를 통해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하며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은 총선백서 진정성 논란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조 위원장은 당 대표 출마 관련 질문이 나오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백서 편찬을 명목으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그러자 조 의원은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몸을 낮췄다.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현 기자

    당 체질 개선을 위한 총선백서 편찬 작업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자 당 안팎에선 총선백서 발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 전인 6월 중·하순에 발표될 경우 당권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전당대회 이후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 발표해야 된다는 것이다.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조 위원장은 전날 위원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논의에 돌입했으나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총선백서 특위의 한 위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입장이 서로 많이 달랐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많이 논란이 되고 있고 악용될 소지가 있어 전당대회 전에 발표하면 재를 뿌리는 것처럼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과 전당대회가 총선백서 관련 이슈를 모두 흡수하면서 결국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당 안팎에서 '한동훈 때리기'가 한 전 위원장의 재등판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온갖 잡음 속에서 발간된 백서가 당과 국민에게 얼마나 와닿을 수 있겠냐"면서 "이미 백서의 의미가 희석된 만큼 급하게 마무리 할 게 아니라 시간을 오래 두고 더 진지하게 발표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