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계속 추진…증원 조정 가능성 열어둬"2000명 줄여야 한다면 과학적 근거 제시해야""정부 정책 열려있어, 언제든 논의할 수 있어""국민생명 인질 집단행동 법·원칙 따라 대응"
  • ▲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정원 증원 관련 대국민담화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04.01. ⓒ뉴시스
    ▲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정원 증원 관련 대국민담화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04.0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발표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개혁은 계속 추진하되,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에 대해서는 조정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전제로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올 경우로 단서를 달았지만, 강경했던 기존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서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500명에서 1000명을 줄여야 한다는 으름장도 놓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는 의료개혁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이미 제안한 바 있다. 또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면서 "의사단체는 하루라도 빨리 정부와 테이블에 앉아 무엇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길인지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의료계가 의대 정원 규모와 관련해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전제로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올 경우에 한해 기존 2000명 증원에서 축소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증원을 발표한 2000명이 전국 의대별로 배정이 완료됐기에 축소하더라도 그 폭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날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조사한 자료에 기반해 '2000명 산출 근거'를 설명했는데, 의료계가 이를 뒤집을 만한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법과 원칙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빠른 복귀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의료법 59조 2항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고 복귀하지 않은 8800명의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진행하고 있다"며 "독점적 권한을 무기로 의무는 내팽개친 채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불법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국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특권을 갖고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으며 그것이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을 향해 "통지서 송달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주기 바란다"며 "제가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또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낼 여러분을 제재하거나 처벌하고 싶겠냐"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매우 중요한 미래 자산이다. 제가 의료개혁을 통해 제대로 된 의료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집단행동을 하겠다면 의사 증원을 반대하면서 할 게 아니라, 제가 여러분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