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영 요청으로 소집은 됐지만… 유엔 안보리 회의, 또다시 '빈손'北 "발사는 주권국 권리" 궤변… 한·미·일·영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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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관련, 1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대북 규탄성명이나 결의안 채택 없이 또다시 빈손으로 끝났다.안보리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12일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발사를 의제에 올렸다.이번 회의 소집을 요청한 미국·영국·일본, 그리고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우리나라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했다.제프리 드로렌티스 미국 차석대사대리는 "가장 강력한 용어로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한다"며 "올해 들어서만 ICBM 네 번을 포함해 탄도미사일을 20번이나 발사했다"고 비난했다.드로렌티스 차석대사대리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우리 모두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맞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중국·러시아를 향해 "2개 이사국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고 질타했다.시노 미츠코 일본 차석대사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아시아·유럽·북미·아프리카 전체와 심지어 남미 일부도 이번 미사일의 사정권에 든다"고 우려했다.반면 장쥔 중국 대사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특정 국가'의 반복적인 전략무기 전개와 군사적 압력 증대에 대해 우려한다"며 "미국의 압박으로 북한은 어마어마한 안보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미·일의 확장억제 조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핵잠수함의 훈련 참가, 전략폭격기 전개 등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활동이 동북아와 아태지역 안보에 불안정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황준국 주유엔대사와 김성 북한 주유엔대사도 설전을 벌였다.김 대사는 북한의 화성-18형 발사가 "'주권국가'의 자위권 행사"라며 "이웃국가들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억지 논리를 펴면서 오히려 미국과 유럽의 안보리 소집이 "유엔 헌장에 위반되는 모순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김 대사는 한미의 '워싱턴선언'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 전개 등이 "지역 정세를 핵전쟁의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위험한 행동"이라면서 "미국이 한국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이에 황 대사는 "어떻게 이웃들이 ICBM 발사를 안전하게 여길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안보리 권위를 전면 배격하는 한 회원국이 터무니 없는 선전 선동을 퍼뜨릴 기회를 얻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북한을 비판했다.황 대사는 또 "(북한의 90기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일부 국가의 '제재 구멍'을 언급하며 북한문제와 관련해 안보리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탄했다.황 대사는 "단합된 한목소리의 규탄과 국제 제재만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촉구하는 한편, 북한 핵개발과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는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관한 공식 회의 재개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