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들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전랑외교의 ‘밥’이 된 대한민국

    중국이 전랑외교(戰狼外交)를 구사하며 세계 곳곳에서 물의를 빚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일방적으로 당하는 나라는 없다. 중국이 우리를 업신여기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크다. 문 정부의 굴종적인 태도가 대한민국을 전랑외교의 ‘밥’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올해 4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Change the status quo by force) 때문’이라고 한 발언이 알려졌다.

    외교부 대변인(부국장급) 왕원빈(汪文斌)이 정례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불용치훼’(不容置喙)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들은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젊잖게 보도했다. 그러나 훼(喙)는 새나 짐승의 주둥이에 주로 사용하는 글자다. 직역하면 ‘주둥이를 놀리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협박이 담긴 욕설이다. 이 단어의 출전을 살펴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청나라 포송령(蒲松齡, 1640~1715)의 기담집 ‘요재지이’(聊齋志異)의 ‘삼생’(三生)편에는 ‘불용치훼, 립참지’(不容置喙, 立斬之)라고 나온다. 부드럽게 표현하면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고 즉시 참수했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정상이 한 말에 대해 일개 대변인이 나서 욕설로 되받아친 것이다.

    다음날 친강(秦剛) 외교부장은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타 죽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거듭 겨냥했다. 중국은 지난 2월 박진 외교부장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관련 발언을 했을 때도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이 불용치훼를 언급했다.

    왕원빈의 막말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며 항의하고 싱하이밍 대사를 초치했다. 원래 외교부에서는 완곡한 내용의 입장을 발표하려 했으나, 대통령 국가안보실이 나서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문 정부 5년 동안 보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갖은 수사를 사용하며 최대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외교에서 ‘불용치훼’나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식의 거친 표현은 하지 않는다. 중국도 우리보다 대만 문제를 더 자주 거론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게는 ‘불용치훼’같은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은 유독 우리에게만 모욕적이고 거친 표현을 쓰고 있다. 그만큼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싱하이밍의 꾸지람을 다소곳이 경청한 야당 대표

    중국의 고압적이고 거만한 태도는 싱하이밍 대사를 통해 절정에 달했다. 올해 6월 8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싱 대사는 유투브로 생중계되고 있는데 이 자리에서 준비해 둔 원고를 15분가량 읽었다. ‘현재의 중한관계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는데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거라는 데에 베팅하고 있다. 잘못된 판단이고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앞으로 반드시 후회할 것’ 등 내정 간섭에 해당하는 발언과 협박성 발언이 수두룩했다. 국장급 대사가 대한민국 의전서열 8위에 해당하는 야당 대표를 앞에 놓고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싱 대사의 발언 장면은 유투브로 생중계돼 파장이 더욱 컸다. 많은 국민들이 싱 대사의 발언과 이를 순순히 듣고만 있었던 이 대표의 태도에 분노를 표출했다. 여당은 물론 야당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위안스카이(袁世凱)를 언급하며 “싱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우리 국민이 불쾌해하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싱 대사가 야당 대표와 만나는 건 고유한 업무영역이기에 만찬 자체를 두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싱 대사의 태도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외교관의 활동이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전혀 수긍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한편으로는 신임장을 제정하며 만절필동이라고 썼던 우리나라 대사나, 우리나라를 파리, 중국을 말에 빗대며 ‘파리가 말 궁둥이에 딱 붙으면 만리를 간다’고 했던 전 서울시장보다는 싱 대사가 낫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 중국을 대국이라 칭송했던 전직 대통령을 생각하면 싱 대사가 마냥 밉지도 않다.
    꾸지람을 듣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곳이 앉아 경청했던 이재명 대표의 처신과 속내가 괘씸하긴 하지만, 그리 놀랍지도 않다. 지난 5년 동안 문 정부가 보여준 굴종적인 장면들과 별반 다른 게 없기 때문이다.

    중국도 달라져야 한다. 전랑외교는 당장은 중국에게 이익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것이다. 전랑들의 공세가 거칠고 강한 만큼 상대국의 반중감정도 커지기 때문이다. 중국이 덩치 큰 것만 믿고 계속 설친다면 ‘국제 왕따’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한국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힘들게 만들고 못살게 구는 건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다.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을 지원하는 역사적으로도 중국은 일본보다 더 많이 우리를 괴롭혔다. 일본은 임진왜란과 36년 강점기를 통해 우리민족을 억압하고 수탈을 했으나, 중국의 횡포와는 비할 바 아니다. 중국의 횡포가 얼마나 끔찍했으면 중국 사신을 맞이하던 영은문을 허물고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웠을까.

    2017년 4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고 말했다. 시진핑의 말은 역사를 왜곡한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한국을 속국처럼 대하며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시진핑의 말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임이 더욱 명확해진다. 중국은 걸핏하면 핵미사일 도발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 제재에도 동참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대로는 아무런 실리도 취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처럼 ‘나는 종이로소이다’라는 식으로 굴종하면 그걸로 끝이다. 돌아오는 건 멸시와 천대뿐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가치외교’를 기조로 내걸고 중국의 무례함과 부당함에 당당하게 대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내내 속국 대하듯 사사건건 내정간섭을 했던 중국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로부터 이어진 대중 굴욕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주당 586운동권을 중심으로 한 친중종북(親中從北)세력의 위세가 여전하다. 처참한 몰락을 예견한 때문인지 그들의 발악은 더욱 필사적이다. 윤석열 정부를 ‘친일 프레임’에 가두어 개혁의 동력을 잃게 만들려고 온갖 일을 벌이고 있다.  

    경우(境遇)라곤 ‘1도’ 없는 그들에게 상식이나 과학은 통용되지 않는다. 익히 경험한 것처럼 그들은 국민 앞에선 반일선동을 하고, 뒤로는 스시와 샤케를 즐긴다. 종종 일본을 찾아 휴가를 가지며 일본 제품도 좋아한다. 심지어는 부동산까지 구입한다.

    그들이 대화하자고 하는 건 그냥 자기들 요구대로 해달라는 일방적 구호에 불과하다. ‘말 다르고’, ‘글 다르고’, ‘행동 다른’, 전형적인 고등 사기꾼의 행태를 보이는 그들과 진솔한 대화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그냥 무시하고 국민이 맡긴 일을 하는 것이다.

    개가 짖는다고 기차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게도 구럭도 다 잃는’(蟹網俱失) 어리석은 처사다.

    [편집자 주]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문재인정권이 5년 동안 남긴 커다란 상흔은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문재인정권이 대못을 박아놓은 반시장·친사회주의 정책들이 윤 정부 앞에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으로 나라를 망가뜨렸다. 대한민국은 경제·외교·국방·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쉽사리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그 상처도 깊다. 국격(國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나라 곳간도 거덜났다.

    떼쓰기로 헌법을 농락하는 이른바 ‘촛불정신’을 팔아 반시장주의자의 입맛에 맞는 ‘적폐청산’에 돌입했다. 전체주의 국가의 공포정치가 그렇듯 법치와 상식을 벗어난 뒷방인사와 여론재판으로 사법부와 언론마저 장악했다. 문재인정권의 도를 넘은 ‘편 가르기’ 정책으로 국민들 간 정치적 반목과 대립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해방 직후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좌우 대립이 극심했던 이데올로기 대혼돈의 시기로 되돌아간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특히 상식과 공정을 파괴한 문재인정권에 분노했다. ‘조국사태’로 대변되는 문대통령과 586 운동권 인사들의 ‘내로남불’과 ‘아시타비(我是他非)’는 이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정부를 포함, 앞으로 들어설 정권들이 다시는 이 같은 무지와 오기, 당파적 이기주의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문 정권의 정치적, 정책적 과오들을 낱낱이 기록하고 기억해야만 한다. 문 정권의 패악질은 정권이 바뀌었다거나 더 강력한 패악정권이 나타났다고 해서 잊어서는 안 될 만큼 심각하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기에, 대한민국 국민의 기억에 일목요연하게 저장해 놓아야 한다. 뉴데일리는 문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기막힌 실정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