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초기 특정 금융세 배제 외압 행사 정황"박영수 최측근이 '서판교자산관리' 실질 운영" 주장도 나와
  • ▲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이종현 기자
    ▲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이종현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외압이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초기에 박 전 특검이 특정 금융사를 배제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것이다.

    4일 노컷뉴스는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이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와 정민용 변호사(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 등이 2014년 가을 무렵부터 박영수 전 특검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수차례 만나 대장동 사업의 공모 준비 등을 논의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당시 해당 로펌 소속이었던 양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공모 준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한다. 양 변호사는 '박영수 특검'에서 특검보를 지낸 만큼 박 전 특검의 오랜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양 변호사가 '서판교자산관리'의 실질적 운영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판교자산관리는 대장동 업자들이 사업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2014년 12월2일 설립한 회사다. 하지만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진술에 따르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지시로 서판교자산관리는 사업 공모에 참여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이후 김만배 씨는 2015년 2월6일 화천대유자산관리를 설립했다.

    서판교자산관리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회사 대표는 권모 변호사로 등록돼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권 변호사가 양 변호사의 후배이기 때문에 대표로 세운 것이고, 양 변호사가 서판교자산관리를 실제로 관리한 것이 맞다"는 김만배 씨의 진술에 근거해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 변호사가 실질적인 운영을 해 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만배가 업자들 여론 박영수에 전달"… 이후 실제 반영된 정황도

    박 전 특검이 직접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 관여했다는 증언 등도 있다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당시 컨소시엄 참여를 희망한 금융사 중 부국증권이 위례신도시 개발 등 다른 성남시 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데다, 논의 과정에 지나치게 주도적이라는 비판 여론이 업자들 사이에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여론을 김만배 씨가 박 전 특검에게 전달했고, 이후 실제로 부국증권이 컨소시엄이 배제됐다는 복수의 대장동 업자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것이다.

    당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는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한 하나은행(지분율 14%)과 국민은행(8%), 기업은행(8%), 동양생명(8%) 등 금융사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이 참여를 추진했지만, 막판 내부 검토 과정에서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우리금융 사외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이던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에 자신을 보였지만 무산되자 민간업자들 사이에서 뒷말도 나왔다고 한다. 다만 김만배 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특검 측은 "대장동 업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