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뉴스데스크, 노골적 '친여편향' 보도" 지적"이재명 유세장, '풀샷'으로 소개‥ 최대한 많아 보이게""윤석열 유세장, '풀샷' 없이 후보 무대 중심으로 소개""'대장동 사건=尹 게이트'라는 이 후보 주장 적극보도"
  • ▲ 지난 1일 각각 서울 명동과 신촌 등지에서 유세를 벌이는 여야 대선후보의 동정을 소개한 MBC 뉴스데스크. 이날 뉴스데스크는 윤 후보의 서울 유세 동정을 소개한 뒤 이와 관련이 없는 '귤 사진' 논란을 리포트 말미에 덧붙였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1일 각각 서울 명동과 신촌 등지에서 유세를 벌이는 여야 대선후보의 동정을 소개한 MBC 뉴스데스크. 이날 뉴스데스크는 윤 후보의 서울 유세 동정을 소개한 뒤 이와 관련이 없는 '귤 사진' 논란을 리포트 말미에 덧붙였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최근 MBC 뉴스데스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윤석열 게이트'로 몰아가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적극 보도하고, 상대적으로 이재명 대선후보의 유세 현장 청중이 많아 보이도록 앵글을 잡는 등 수차례 불공정한 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은 지난 1일 발표한 '김일성 솔방울과 윤석열 게이트'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세뇌 교육으로 '김일성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모래로 밥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믿는 북한 주민이 생겨나는 것처럼, 대장동 비리 의혹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적극 보도하는 매체 때문에 40대 중 51%가 윤 후보를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했다.

    MBC노조는 "민주당 경선 때부터 이재명 후보의 최대 약점이었던 대장동 비리 의혹에 대해 이 후보는 처음에는 자신과 무관하다거나 오히려 잘된 사업이라고 해명하다가, 여의치 않았는지 점점 윤석열 후보 책임으로 몰고 갔다"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 후보는 가는 곳마다 '윤석열 게이트' 또는 '윤석열이 몸통'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MBC뉴스는 이러한 이 후보 측 주장을 적극 보도했다"며 "2월 22일 뉴스데스크 리포트 제목이 <공수 바뀐 '대장동'‥"윤석열 게이트" vs "몸통은 이재명">이었고, 2월 23일 제목은 <"김만배 '윤 부친' 집 구매 모의"‥"이, 김문기 알면서 거짓말">, 2월 25일 제목은 <단일화 두고 밀고당기기‥또 대장동 '몸통' 공방전>이었다"고 소개했다. 그 사이 "이 후보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사건은요, 윤석열 게이트입니다'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MBC노조는 "또한 MBC뉴스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김만배의 말도 반복해 보도했다"며 "인터넷에 검색하면 관련 기사가 수십 건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보도 때문인지 의외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MBC노조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몸통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질문에 이 후보를 꼽은 응답자가 49%였지만 윤 후보를 지목한 응답자도 38%나 됐다"며 "40대는 51%가 윤 후보를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했다"고 소개했다.

    "야당 후보 유세 화면에 청중이 없다"

    MBC노조는 이튿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뉴스데스크의 편향성을 거듭 지적했다. MBC노조는 '야당 후보 유세 화면에 청중이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지난 1일 두 대선후보의 서울 유세 현장을 전한 뉴스데스크의 화면이 상대적으로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편집됐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뉴스데스크는 이날 각각 명동과 신촌 등지에서 유세를 벌인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나눠서 보도했는데, 윤 후보 쪽 리포트 화면이 이상했다"며 "윤 후보의 신촌 유세장에는 청중들이 구름처럼 모였는데, 정작 MBC 화면에는 그 청중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반면에 이 후보의 명동 유세 화면은 높은 곳에서 찍는 '부감 샷' 두 번에, 카메라 팬과 줌아웃 기법으로 청중들이 최대한 많아 보이도록 했다"며 "정치집회 보도는 참여 인원을 최대한 화면에 담는 게 원칙이다.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줄 알았던 일이 대한민국 공영방송사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개탄했다.

    MBC노조는 "뉴스데스크는 청중이 적었던 윤 후보의 중앙대 유세장 보도 때는 부감 샷과 청중 풀 샷을 사용했고, 훨씬 청중이 많았던 윤 후보의 신촌 유세장은 카메라 앵글이 거의 무대로만 향해 있었다"며 "교묘한 편파 보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런 짓을 방송 경력이 얼마 안 되는 취재기자가 저질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MBC노조는 "누구의 지시인가. 뉴스영상국장, 뉴스영상편집부장, 통합뉴스룸 국장, 정치팀장 중 누구의 소행인지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노조는 '여야 후보들의 비방전이 난무한다'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비판한 뉴스데스크의 보도 역시 편파적이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지난 1일 윤 후보의 관련 발언 사례는 80초 동안 보도하고, 이 후보와 민주당 인사 발언 사례는 그 절반인 40초 동안 보도했다"며 "기사에서 말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윤 후보에게 향하도록 편파적으로 구성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