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정치보복 + 편파방송'…'수신료 낭비' 마이너스 성과김의철, 취임하자 마자 '친 정연주' 올드보이 세력 부활시켜
  • ▲ 김의철 KBS 신임 사장. ⓒ뉴시스/KBS 제공
    ▲ 김의철 KBS 신임 사장. ⓒ뉴시스/KBS 제공
    여야 대선경쟁으로 시끌벅적한 와중에 공영방송 KBS의 양승동 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고 새로운 김의철 신임 사장이 취임했다. 양 전 사장은 퇴임식 마지막까지 “우리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 KBS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문제, 지역국 문제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수신료 현실화”라고 수신료 인상을 강조했다.

    또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KBS가 중심을 잡고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수신료 비중이 전체 재원의 최소한 60~70%가 돼야 한다”며 “수신료 현실화는 한 차원 더 높은 방송서비스를 가능케 하고 KBS 내부 혁신의 기폭제, KBS 재도약의 핵심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양승동은 재임기간 성과로 KBS 신뢰도 회복, 라디오 청취점유율 상승,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도달률 상승 등을 꼽았다고 한다. 반면 미완의 과제로 지역국 기능 조정 문제, 인력 부족 문제 등을 거론했다고 한다.

    김의철 사장은 취임식에서 ‘공영미디어 KBS 독립선언’을 통해 “KBS는 국민을 위해 존립하는 공영미디어로서 일체의 정치적 간섭이나 상업적 압력을 배제한다”고 ‘선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얘기는 결국 전임 사장 시절 내내 정치권의 간섭과 압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사장은 “상업 미디어들과 차별화되는 길, KBS만의 품격을 잃지 않고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신뢰를 드리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며 “독립성, 신뢰성, 공공성을 지키는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방금 퇴임한 사람에게 마지막까지 회초리를 드는 모양 같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우선 양승동 씨가 재임기간 성과로 자랑한 내용들이 과연 자랑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대표공영 방송 사장이 고작 라디오 청취점유율 상승이 성과라고? 디지털 플랫폼 도달률 상승이 성과라고? 그 정도는 담당 피디나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자랑 아닌가? 사장의 성과라 자랑하기엔 초라하다.

    '최악' 가니, '초악'이 오는가

    양 씨가 성과라고 자랑할 것은 따로 있다. 그가 재임 기간 내내 진행한 소위 적폐청산 얘기다. 진실과미래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불법 논란에도 생각이 다르다고 열심히 일했던 임직원을 골라 온갖 트집과 징계를 강행한 일이다. 양 씨는 그 적폐청산을 KBS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적인 일이며 옳은 일이라고 당위성을 강조한 당사자다.

    그 작업이 만일 그렇게 대단했고 자랑할 거리였다면 퇴임식장에서 양 씨는 재임 기간 자기 성과 우선순위로 꼽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건 무슨 뜻인가. 스스로도 자랑할 만 일이 되지 못했다,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양 씨가 재임 기간 내내 한 일은 치졸하고 야비한 정치보복이었다. 그리고 김제동, 주진우 등 어용방송인들이 KBS에서 고액 연봉을 주며 국민에게 강제로 뜯어간 수신료를 낭비한 일이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와 같은 소위 조중동과 보수세력을 저격하거나 ‘시사기획 창-태양광 의혹 보도’ 재방 불방 사태와 같이 청와대 권력의 비위를 맞추며 아부한 일이었다.

    선거보도에서는 4월 보궐 선거 때 ‘오세훈 생태탕’과 같이 코미디 소설에 가까운 허위·왜곡 보도로 일관한 게 양 씨가 사장으로 일하던 KBS의 생생한 민낯이었다. 그러고도 KBS 신뢰도를 회복했다니 대체 국민 몇 명이나 양 씨 주장에 동의할 수 있겠나.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재임 내내 보복과 편 가르기, 권력에 아부로 일관했던 양 씨가 KBS가 공영방송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수신료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한 발언은 마지막까지 KBS의 양심회복을 바랬던 국민에게 더러운 가래침을 뱉은 것이나 다름없다.

    양 씨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신임사장 김의철의 발언은 한술 더 뜬 발언이다. 양승동 체제의 모순과 쌓인 적폐에 대해 단 한마디 비판이나 자성도 없이 상업미디어와 차별되는 독립성 공공성을 더욱 확고히 유지하겠다며 정치적 상업적 압력을 배제하겠다는 말은 어떻게든 수신료를 올려 KBS를 더욱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겠다는 뜻과 같다. 그 증거가 취임 전후로 단행한 주요 임원, 국장단 인사다.

    김의철은 첫 보도본부장에 자신과 같은 동향의 특정 지역 인사를 앉혔다고 한다. 그리고 KBS를 분열시키고 망가뜨린 원흉으로 지목받는 정연주 전 사장(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시절 불공정 보도 등으로 활개 친 핵심 인사들을 대거 부활시켰다.

    오죽하면 KBS노동조합은 “지난 20년 전 KBS인들을 극도의 분열과 대립의 구렁텅이로 몰아갔던 친 정연주, 친 사원행동 올드보이 세력의 귀환이 김의철 신임사장의 첫 인사발령의 본질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대선을 불과 2달여 앞둔 시점에서 이들이 KBS를 접수함으로써 KBS는 이제 한치 앞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김의철 사장이 꿈꾸는 것은 어떤 KBS일까? 모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 KBS일까? 아니면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세력에게 국민의 방송을 헌납할 편파 방송일까? 우리는 국민의 방송 KBS를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둔다”고 성명을 냈다.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일 듯한 위기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