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대권 분리' 당 규정 따라 3월9일까지 사퇴… 재·보선 패배시 대권 행보에 치명상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일 오전 울산 남구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민주홀에서 열린 4·7 울산 재보궐선거 필승 결의 및 원팀 서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일 오전 울산 남구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민주홀에서 열린 4·7 울산 재보궐선거 필승 결의 및 원팀 서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신공항을 강조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대선 출마를 위해 오는 9일까지는 당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 이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보궐선거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점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인 4월 재·보궐선거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낙연, 또 부산 방문… 올해에만 4번째

    이 대표는 2일 오후 부산 가덕해안로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시장 선출 경선대회에 참석해 가덕도신공항을 거론하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의 부산 방문은 올해 들어서만 4번째, 지난 25일 부산을 방문한 지 불과 5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근 부산시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보고 부산시민의 혜안에 감탄을 억누를 수 없었다"며 "정당·후보 지지도는 들쭉날쑥했지만 확실한 추세는 민주당 사람이 시장이 돼야 가덕신공항을 성공적으로 출발시킨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부산시민의 그 판단이 맞다"며 "부산의 역사는 가덕신공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퇴 시한 일주일 남기고 선대위원장 공식화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울산을 찾아 4월 재·보선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겠다고도 밝혔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민주당 울산시당에서 열린 '재·보선 필승 결의대회 및 팀원 서약식'에 참석해 "저는 아마도 대표를 관두면 선대위원장으로 한 달 정도 노력봉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25조 2항)은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했다. 규정에 따라 이 대표가 2022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1년 전인 오는 3월9일까지 당대표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당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선대위원장으로 4월 재·보선을 진두지휘하게 될 전망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이번 선거가 사실상 내년에 펼쳐지는 대선 레이스와 연계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재난지원금 지급과 대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될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를 주도한 이 대표가 4월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모두 패할 경우 대선 레이스에서 치명상을 입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3일 최고위서 선대위 논의 예정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서울·부산시장선거 결과는 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최근 주요 정책을 주도해왔는데, 그 마무리라고 볼 수 있는 선거에서 지면 대선 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게 된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선대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선출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 내부에서도 이낙연·김태년 공동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최고위 관계자는 "당대표가 없이 제1, 2도시의 자치단체장선거를 치르면 그 자체가 악재"라며 "선거체제로 전환되면 사실상 선대위원장이 대표 역할을 하게 되고, 당에서도 그것(이낙연 선대위원장 체제)이 순리에 맞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