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공습 대피' 안내판, 상하이선 대피 훈련… "미국과 핵전쟁 채비" 루머도
  • ▲ 중국 베이징 시당국은 최근 지하시설 옆에 공습경보 대피에 관한 정보 안내판을 부착했다. ⓒ트위터 영상캡쳐.
    ▲ 중국 베이징 시당국은 최근 지하시설 옆에 공습경보 대피에 관한 정보 안내판을 부착했다. ⓒ트위터 영상캡쳐.
    최근 중국 주요 도시에서 공습 대피 안내판을 새로 설치하고 민방위 대피훈련을 실시 중이라는 소문이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관련 내용을 본 중국인들은 “중국이 미국과 핵전쟁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 내 대형병원에서 방사능 치료제를 비축 중”이라는 소문과 함께 산샤댐이 무너지면 양쯔강 하류 강변에 있는 원전이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베이징 시내의 공습 대피 경보 안내판 설치

    제니퍼 증(Jennifer Zeng)이라는 중국인은 지난 26일 트위터에 9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중국 베이징의 한 지하시설 입구에 안내판을 부착하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안내판 내용이었다. 거기에는 “공습경보가 울리면 중요한 짐을 배낭에 넣고 가까운 지하 대피시설로 달려가라” “어린아이는 안고 대피하라” “생화학무기 공격 징후가 보이면 방독면을 착용하라”는 등의 안내가 그림과 함께 적혔다.

    “전쟁 준비인가? 중국 당국이 공습경보가 울리면 재빨리 지하 방공호로 대피하라고 베이징 시민들에게 가르치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중국공산당은 1960년대 소련·미국과 전쟁을 준비하면서 대도시마다 많은 민방위 시설을 구축했다”고 제니퍼 증은 설명했다.

    관련 내용은 세계 각국의 주요 속보를 트위터로 전하는 ‘디스클로저TV’가 지난 27일 리트윗하면서 더욱 확산했다. 이 영상은 30일 현재 조회 수가 20만 회를 넘었다. 

    해당 영상을 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 “핵겨울” 등을 언급하며 핵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사람들과 “댐 붕괴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 ▲ 한 트위터 이용자가 최근 중국 내 대형병원에 내려진 지시라고 밝힌 텔레그램 메시지. ⓒ트위터 화면캡쳐.
    ▲ 한 트위터 이용자가 최근 중국 내 대형병원에 내려진 지시라고 밝힌 텔레그램 메시지. ⓒ트위터 화면캡쳐.
    중국 대형병원, 방사능 치료제 비축 

    트위터에는 다른 주장도 나왔다. ‘S.Distancing’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 24일 “(중국 내) 모든 병원에 방사능 중독 치료제를 비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내 생각에는 핵공격에 대비하는 것이기보다 원자력발전소와 더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주장을 올렸다.

    이를 두고 ‘K. 何凯丽’라는 중국인 여성은 “중국 내 3급병원(대형병원) 이상에만 방사능 치료제를 최대한 비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지적하며 “이는 양쯔강을 따라 서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홍수에 영향받는 것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자신의 친구로부터 받았다는 상부의 지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현재 중화권 매체들은 “산샤댐이 무너질 경우 강 유역의 대도시가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양쯔강 하류를 따라 서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지질전문가와 원자력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2011년 3월11일 일본의 도호쿠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도 쓰나미로 닥친 물이 원전 냉각장치를 망가뜨리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한편 반중 유튜브 매체 ‘신세기TV’는 “지난 22일과 24일 상하이에서도 민방위 대피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대도시에서 이처럼 실제 시민들이 대피하는 훈련을 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대도시에서 대피훈련을 한 것은 2013년 4월 지린성 훈춘시에서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해 실시한 것이 가장 최근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