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 오찬 "통합당=부자 불공정 인식 박혀있어… 선거 승리하려면 이걸 바꿔야"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일제 교육 도입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일제 교육 도입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후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과 관련한 인물평도 곁들였다. 특히 통합당의 의식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별 볼일도 없는 문재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미래 비전과 도시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김 위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에 내세울 통합당 후보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서울시장 후보 자질에 대해 "서울시 인구구조도 잘 살펴봐야 하고, 서울시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며 "후레쉬(fresh)하고 서울시의 미래와 도시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등판 가능성에는 "시장을 두 번씩이나 하신 분이 큰 관심 있겠느냐. 자기 스스로 사표도 내고 나온 사람"이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되게 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상기시켰다. 

    "오 전 시장이 그때 엄청난 실수를 범했다. 그 당시에 무상급식 반대를 해가지고 주민투표를 한 게 그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오세훈 전 시장이 시대감각을 못 느끼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는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오 전 시장의 서울시장후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훨씬 넘었는데, 초등학생들에게 점심 때 공짜로 밥 좀 준다는 걸 문제 삼은 게 한나라당이었다. 반대 이유를 들어보면 '어떻게 이건희 손자까지 공짜로 밥을 주느냐' 이런 거였다. 그래서 내가 이건희 손자가 몇 명이나 되느냐고, 그 당시 그런 얘기를 했다"며 "결국은 오늘날 미래통합당이 당하고 있는 것이 그때부터 계속 쭉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설과 관련해서는 "지난번에도 서울시장 나왔는데 또 나오겠느냐"면서도 "본인 판단에 달려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통합당의 승리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유리한 것 같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원순도 시장 안 했으면 죽을 필요 없었다"

    여권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 여성후보가 거론되는 것에는 "추미애·박영선은 엣날부터 나오던 사람들"이라며 직접적 평가는 피했다. 

    그러면서도 "높은 자리를 자꾸 갖고 싶어하는 게 본인에게는 불행할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도 시장 안 했으면 죽을 필요가 없었다"고 경계했다.

    이어 "박원순이란 사람이 세 번째 시장후보가 될 때 대통령 나온다고 해서 내가 '당신 서울시장 한 번 더하면 될 텐데 왜 대통령후보 나오느냐' 했더니 딴 사람이 후보로 정해져 있어서 자기가 대통령후보로 출마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과거 비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文, 대법원 완전히 장악" "160조 뉴딜 협조한다고 한 적 없다"

    전날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이) 지금 대법원을 완전히 장악했고, 헌법재판소도 장악했다"고 비판했다. 또 "국회의 180명이나 되는 여당 의원이 대통령이 명령 한마디 하면 순응하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 지사의 무죄 취지 다수의견에 합류한 김명수 대법원장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대법원장이라는 사람이 눈높이에 맞게 재판한다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며 "그런 사법부의 수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배심원은 미국의 전통에 의해서 정세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내려온 판례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 미국 배심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그게 진짜 독립된 사법부"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통합당이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 것과 관련 "협조해주겠다는 얘기는 내가 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코로나 사태 극복하는 데 그 돈 가지고 충분하겠느냐고 물어본 것이다. 제대로 경제상황을 파악해서 구체적으로 돈의 용도를 정했느냐 그걸 물어본 것"이라는 해명이었다.

    "통합당=부자 중산층, 인식... 그걸 바꿔야 승리"

    이어 "내가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양극화 현상이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여기서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그동안 중산층이라고 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제일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통합당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어느 나라나 제도라는 것은 처음에 도입을 하려고 하면 너무 반대가 많다"며 "미래통합당의 특성이 그랬는데 '이건희 손자한테 무료급식을 왜 해주느냐'는 사고를 가지면 지금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 30~40대가 왜 통합당을 싫어하느냐. 왜 그 사람들이 별 볼일도 없는 문재인을 좋아하느냐는 간단하다"며 "우리나라 30~40대는 불공정·불평등·비민주적인 것을 가장 싫어하는데, 통합당은 불평등을 좋아하고 불공정을 좋아하니까 싫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것을 빨리 인식하고 적응을 해야 한다"며 "통합당 사람들은 부자만 좋아하고, 기득권층만 지지한다는 인식이 꽉 박혀 있는데, 그걸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