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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21번째 '부동산대책'에… "서민들 내 집 마련만 불가능해졌다"

'6·17대책'보니, 서울지역 3억원 이상 전세대출 못 받아… 전문가들 "돈 없으면 집 사지 말라는 얘기"

입력 2020-06-17 16:09 수정 2020-06-17 17:04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과열지역에 투기수요 유입 차단 △정비사업 규제 정비 △법인 등을 활용한 투기수요 근절 △12.16대책 및 공급대책 후속조치 추진 등의 내용이 담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 발표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1번째 부동산대책이 나왔다. 이번 '6·17대책'에는 강력한 대출규제 방안이 담겼다. 투기수요 근절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주택시장이 과열되는 요인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요를 억제하고 대출을 막은 이번 정부 대책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17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를 차단하기 위한 전세대출 규제 방안이다. 사실상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주택을 사는 '갭투자'를 막겠다는 조치다.

"갭투자 막아 집값 잡겠다"… 정부, 전세대출 강력 규제

정부는 우선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오는 19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역으로 새로 지정된 곳은 과천‧성남‧광명‧하남‧수원 등이다. 다만, 김포‧파주‧연천‧동두천‧포천‧광주‧남양주 등 일부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돼 규제지역에서 벗어나게 됐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주택은 50%, 9억원 초과 주택은 3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제한된다. 투기과열지구는 15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불가능해지고, 9억원이 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20%로 낮아진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이 넘는 집을 살 경우 전세대출을 받지 못한다. 전세대출을 받은 후에라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면 전세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덧붙여 회수 대상이 된 이후에는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새로운 전세대출 규제는 약 한 달 뒤 시행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도 지금보다 더욱 받기 어려워진다. 무주택자라 하더라도 수도권 지역에 집을 사고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6개월 안에 그 집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 1주택자가 새집을 사고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6개월 안에 기존에 소유한 집을 처분하고 들어가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갭투자로 인해 부동산대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집값이 상승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정책이라며 결국 서민들의 내 집 마련만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책은 억지로 수요를 억누른 셈이어서 또 다시 집값 상승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돈 없으면 집 사지 말라는 것… 서민만 죽어나는 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요를 억제하려면 틈새를 밀봉하거나 가수요가 생길 만한 부분들을 뿌리 뽑아야 하니 강력하게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무주택자나 실소유자들은 내 집 마련이 필요한데 대출 등을 강화하면 자가 이전 장벽이 높아져 위축되는 경향은 있다"고 설명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그렇게 되면 임대차시장에서 가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주택자들이 기다리면서 청약하는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번 규제는 대출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돈 있는 사람들은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돈이 없으면 주택 거래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이번 대책은 거래를 중지시키는 것이지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시장 거래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규제를 통해 거래를 못하도록 만들어 가격을 떨어뜨리면 결국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며 "대책이 21번이나 나왔다는 건 그간 기대하는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자금이 없는 사람들은 집을 사지 말라는 얘기"라며 "돈 없으면 집을 못 사니 집값이 안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이번 정책으로 수요를 억제해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공급을 안 하고 수요를 억제하면 결국 집값이 더욱 오를 수 있다"며 "정부가 지금까지 서민들에게 집을 살 기회나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다며 정책을 내놨는데 3년간 주택가격이 2배나 올랐다. 결국 정책을 잘못 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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